아빠의 훈육

by 진혜

"흑흑.."

애써 눈물을 참는 아들의 울먹임이 들린다.

아들이 아빠에게 혼난 이유는 밥 투정 때문이다. 카레밥을 먹다가 입맛이 없다며 그만 먹겠다고 하더니, 유튜브에 나온 돈가스를 보곤 먹고 싶다고 했다. 부랴부랴 냉동실을 뒤져 돈가스를 튀겨줬는데, 몇 입 먹고는 또 라면을 먹겠다고 해서 결국 아빠에게 혼이 난 것이다.

"아들! 지금 엄마가 밥을 몇 번이나 차려야해?"

"... ..."

"이게 잘 하고 있는 행동이야? 라면도 먹지 마!"

"...네..."

한번 아닌 건 끝까지 아닌, 단호한 아빠의 성격을 아는 아이는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느낌, 그 속상함과 두려움이 컸을 것이다.

나중에 깎아 준 참외를 먹으며 계속 훌쩍거리는데 체할까 봐 걱정될 정도였다. 참외 조각이 입 안에서 맴도는 아이는 계속 눈물과 콧물을 훌쩍거렸다. 말은 안 하지만, 속상하다는게 표정에 다 드러나고 아빠 눈치를 살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같이 울컥해진다.

나와 남편을 반반 쏙 빼닮은 아이가 그렁그렁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매우 안쓰러웠지만, 이번 일은 혼나야 하는 것이었기에 그냥 두고 봤다. 잘못을 잘못이라 가르치는 훈육을 해야 하니까.

지금 안 혼내면, 나중엔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다. 마음이 약해 단호히 훈육하지 못하는 나를 대신해 남편이 아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감사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올바르게 성장할 아이에게도 응원을 해주고 싶었다.

마음이 진정되고 아빠에게 안겨 웃음을 보여주는 아들이 너무 사랑스러운 밤이었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작은 사건도 언젠가 아이의 마음속에, ‘사랑받고 자랐다’는 기억으로 남을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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