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살아가는 삶

by 이연

“너의 목표는 뭐야?”


나는 대뜸 내 친구에게 질문을 했다. 내 친구는 당황스러워 말을 더듬었지만 이내 말을 이어갔다.

“나? 나는 돈을 많이 모으는 거야. 돈을 많이 모아서 집을 살 거야.”

“그럼 너는 돈을 많이 벌어서 집을 샀다 쳐. 그다음엔?”

“그다음? 음… 자동화를 시켜서 돈이 알아서 들어오게 할 거야. 그러면 나도 쉬면서 하겠지? “

“그럼 네가 몇십억이 있는 상태야. 이제는 뭘 할 거야?”

“글쎄… 부족해. 난 돈을 더 벌 거야.”

“돈을 그 이상 모은 다음에는 뭘 하게?”

“…”


친구는 말이 없어졌다.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인 나의 친구는 현재 개인 사업을 한다. 일반 직장을 다니는 나와 다르게 정말 많은 돈을 벌고 있고, 그 나이 대에 그 친구만큼 돈을 많이 번 친구는 주변에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재 오직 돈을 많이 모아 집을 사고, 계속해서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인 친구였다. 어떨 때에는 돈을 악착같이 모으는 것이 이해가 되었으나,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많았다. 대화를 할 때면 모든 것을 금액으로 말을 한다.

‘어! 저거 OO원 하는 데! 되게 비싸!‘

‘저거 우리 아빠랑 같은 차다! 저건 우리 형이랑 같은 차다!’

‘여기 좋은 동네지. 여기는 OO정도 하는데, 투자하기 딱 좋아.‘

모든 대화가 돈으로 이루어져 있다. 취미가 무엇이냐 물으면 돈을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 돈 쓰는 것이 싫고 돈을 모으는 것이 좋아 소비를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좋은 집을 사기 위해 악착같이 투자하고, 돈을 모으고, 청약을 넣어본다. 주 7일 가까이 일하고, 하루 12시간을 넘게 일을 한다. 나와 만날 때에도 계속해서 어서 집에 가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가득하다.


“근데 왜 이렇게 집을 사는 것에 온 관심이 쏠려있는 거야? 물론 집이 중요하긴 한데… 너무 그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아서.”

하루는 당최 이해가 되지 않아 물어보았다. 그 친구는 머뭇거리다가 이야기를 한다.

“사실 우리 집이 사업이 망한 적이 있어서 돈이 없었던 적이 있어. 그래서 돈을 벌어야 한 다는 것에 혈안이 되었고, 언젠가부터 그거에 집착한 것 같아. 그리고 돈을 많이 벌어서 집을 사야 한다는. 나는 성인인데도 작은 집에서 여러 명이서 살고 있고, 그래서 그런 것 같아.”


언젠가 나는 그 친구가 부러웠던 적이 있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한다 해도 그 친구만큼 모으긴 힘들 것이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다른 친구들도 그 친구를 동경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돈에 집착을 하고, 소비를 할 때에는 무조건 싼 것을 고집했으며, 은근슬쩍 자신의 자산에 대해 자랑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며 그 친구가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우리 집은 평균보다 조금 더 큰 집에 살고 있다. 그 친구는 나의 그런 집을 부러워했다.

“그렇게 큰 집에서 살고 있는데, 방에서는 좋은 자연 뷰도 보이고! 나 같으면 하루종일 집에서만 있을 거야. 아무것도 안 하고. 안 그래?”

“글쎄… 집은 집이야. 오히려 가족원 수가 얼마 되지도 않는데 큰 집이라 관리도 쉽지 않고, 거주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답답해서 나가고 싶어. 똑같아.”

“넌 참 행복한 거야. 너희 부모님은 똑똑하시잖아. 그런 집이 얼마나 부러운 지 알아? 나는 나 스스로 이렇게 일궈냈지만, 너는 부모님께 여쭤보면 지식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잖아.”

“글쎄, 생각보다 부모님과 그렇게 대화를 하지 않아서. 난 오히려 서로 따뜻하게 대화하고 함께 가족여행도 많이 다니는 너희 집이 부러운데? 나는 나중에 결혼하면 가족들이랑 캠핑도 가고 여행을 다니고 싶어. 그런 가족을 갖고 싶어. “


사람이라는 종족은 참 간사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가지고 있지 못한 건을 보며 동경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


다른 친구들과도 비슷한 상황이다. 간호사인 나는 대학병원을 꾸준히 잘 다니며 버티는 친구를 동경하고 부러워했고, 그 친구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나를 보며 부러워했다. 나는 지금 간호학과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과를 졸업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친구를 부러워했고, 그 친구는 취업이 어려워 허덕이고 있다며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부러워했다. 대학병원 타과와 정신 전문병원에서 일을 하고 더 이상은 간호의 길을 가기 싫다며 방황하고 있는 나를 보며 후배는 대학병원도 가보고 싶고, 정신전문요원 자격증도 취득한 나를 보며 부러워했다. 실제로 그 후배가 부러워하는 상근직도 나는 겪어봤고, 파워 이직러인 나는 어디든 천국이 없음을 깨달았기에 전혀 부러울 것이 없다고 설명해 주었으나 그 친구는 그저 자신도 그런 길을 가고 싶다고 할 뿐이었다. 좋은 대학교와 대학원을 나와 외국에서 생활하려 했으나 잘 풀리지 않아 방황을 하다 겨우 겨우 계약직에 들어간 것을 성공했으나, 다시 외국 대학원을 가겠다며 도전했지만 실패하여 재 계약시기 마저 놓쳐버린 사촌언니는 정규직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그저 사촌언니의 좋은 학벌을 보고 부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100세 시대로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많아지고 있다. 어디서는 그럴수록 더욱더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 치열하게 이 사회를 버텨내야 이겨낸다고 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비교하며 좌절하고, 남을 부러워하며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며 달려간다면 속은 텅 빈 채로 살아갈 뿐이다. 나를 잃은 채로 결승전에 도달할 뿐이다. 그리고 결승전에 도착한 들,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현재를 즐기고, 현재의 나를 사랑하며,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나만의 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잘난 사람은 많고, 생각지도 못하게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니 그저 지금을 즐기자.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사랑하고 아끼자. 현재의 나를 사랑하고 아껴도 시간은 턱 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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