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휴전 후의 또 다른 마음 전쟁

2025년 6월 24일 새벽 4시 - 이란 시간

by Kevin Haim Lee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과 이란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 합의는 미국 시간으로 6월 23일 발표되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이란 시간으로 6월 24일 새벽 4시부터 휴전이 시작되어야 한다. 이스라엘 시간으로는 6월 24일 새벽 3시 30분부터다.


그러나 6월 24일 오전 6시 휴전이 시작된 지 3시간 후에 계속된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 미사일의 미사일 공습은 그 어느 때보다 집요하고 파괴적이었다.


세 번씩이나 연달아 멈춤 없이 지속되는 공습사이렌에 이스라엘에 있는 지인과 가족들은 휴전 발표를 믿을 수 없었고, 의아함 속에 대피소로 연거푸 달려가야 했다.


이란은 휴전 합의 후에도 마지막 체면 유지를 위해 휴전 합의 중임에도 불구하고 약 20발의 미사일을 다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지옥 같은 혼란스러운 아침이었다.


이스라엘도 물론 이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전투기를 이란으로 출동시켰지만, "당장 비행기를 돌려고 휴전하라" 분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호령에 전투기를 되돌려야 했다.


이 전쟁으로 이스라엘도 적지 않은 피해를 보았다. 28명의 민간인 사망자와 3,200명의 부상자, 38,900건의 건물 피해, 차랑 관련

3,700건 등등.


12일간의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특별 홈 프런트 전시 상황으로 국가 지시와 명령에 따라 사회가 고립되어 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난 후 이스라엘에는 이렇게 보이는 피해보다 보이지 않는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내가 살고 있는 텔아비브도 이번 전쟁으로 집이 수십 채 파손되었다.


2023년 시작되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하마스와의 632일째 전쟁 중에도 텔아비브에는 아직 이러한 피해가 없었었다.


그래서 이번 전쟁은 모두에게 두렵고 심각했다.


새벽잠에서 깨어나 모여든 지하 대피소에서 근처에 있던 건물이 파괴되었다면 폭발할 당시의 굉음과 흔들림은 선잠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본능을 공포로 오그라들게 할 수밖에 없다.


여하튼 12일간의 전쟁은 미국의 이란 공격과 미국의 결정으로 휴전 합의에 이르렀다.


이제 이스라엘은 다시 전쟁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신속하게 모든 전시 상황의 조치들을 해제하고 있다.


하늘이 다시 열렸고, 학교도 다시 열렸고, 직장도 다시 열렸으며, 연기되었던 고등학교 졸업식도 새 날짜가 잡혔다.


전쟁 상황이 아닌 보통의 날로 하루의 일상들이 속속들이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 지난 주가 전쟁 중이었나?'


언제 전쟁이 있었던가 싶게 사람들은 다시 여름 해외 가족 여행 계획을 예약한다.


그러나 나의 이스라엘 친구들은 지금 전쟁 트라우마로 평화롭지 못하다.


이번 전쟁 후에 처음으로 그녀들의 삶이 흔들리고 있다.


죽음이 바로 코 앞에 다가서고, 살기 위하여 잠결에 새벽마다 공포스러운 대피를 하면서, 비좁은 대피소에서 잠이 덜 깬 자식들과 대피 해제를 기다리며 느꼈던 막막 감이, 어쩔 수 없었던 무력감이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강한 의문을 던진 것 같다.


"이 전쟁 중의 내가 수치스러워요!"

"다시 내 인생을 정비해야 할 것 같아요!"

"이대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은 끝이 난 것 같지만, 정작 친구들의 마음속 전쟁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


사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하면 숨을 쉴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초라함이 보이면 그때부터 지옥이 된다.


지구가 망하면 혼자라도 살아남아야 할지, 아님 지구와 함께 사라지는 게 나을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삶에 죽음이 덮어 쓰이면 인간은 대부분 무너진다.


그렇지만 난 친구가 다시 이 전쟁 전의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응원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 나를 다시 소중하게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친구가 다시 불안과 공황 그리고 무력감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자의 일생- 인생의 의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