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나는 항상 외롭다.

'풍경' 그림엽서를 보면서...

by Kevin Haim Lee

나는 항상 외로웠다.


나의 10대:

오락부장이었던 나, 반 아이들을 웃기면서 세상에서 제일 명량 발랄했던 나. 하지만 학교 비탈길을 저벅저벅 걸어 하교를 할 때면, 항상 마음이 허전했다.

이른 아침 가방을 메고, 전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고, 등교를 할 때마다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었다. 특별히 갈 곳이 없어서, 할 수 없이 학교로 갔다.


나의 20대:

대기업 회사를 다니면서, 빈번했던 팀 회식에 꼮 참석하여, 나이트를 가고, 술을 마시고, 가라오케를 가고, 4차까지 버티면서 미친 듯이 놀고 난 뒤, 택시를 타고 집에 가다가, 반쯤 정신이 들 때면 마음이 '푹, 푹' 땅으로 떨어졌다. 차라리 술 먹고 정신이 없었으면 좋겠다.


나의 30대:

한국이 너무 싫어서, 영국으로, 전재산을 파운드로 바꾸어 유학이란 걸 갔다.

겨우겨우 알아듣는 영국식 영어, 툭하면 검은색으로 바뀌는 하늘... 장대처럼 쏟아지는 여유비... 변덕스러운 영국 날씨는 나를 우울한 방에 가두었다. 미칠 것 같아서, 홀로 밤거리를 걷다가, 북적거리는 펍에 들어갔다. 짐승처럼 눈이 돌아간 술주정뱅이들이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아서, 5분도 못 있다가 뛰쳐나왔다.


나의 40대:

국제결혼을 하고, 첫째를 낳았다. 6년 후에 둘째도 낳았다. 내 인생 계획에 없었던, 엄마가 되어버린 나. 정신 차려서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항상 생각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나 자신을 미워하기 시작했다. '엄마 자격도 없는 네가 왜 애를 둘씩이나 낳았니?' 세상에 혼자 떨어져 나간 무인도에 사는 기분이었다.


나의 50대: 현재

아이들 둘 다 성년이 되었다. 남편은 정년 퇴직을 하고, 나이 70을 넘겼다. 나도 덩달아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제 육아의 지옥도 없고, 지긋지긋한 회사에서 상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하루 24시간이 온전히 내 세상이다.

이제 다시 내가 보인다.

나를 다시 찾아 가고 있다.

외로움은 혼자라서가 아니라, 마음의 문을 닫아서 느끼는 감정이다.

나를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한다.

풍경 엽서 - 동자의 그리움



동자야

너는

왜 그리

쓸쓸하게

바위 끝에

앉아 있니?


하늘을

보면

그리운

엄니가

보이니?


이른 새벽부터

산사를

뛰쳐나와

홀로

세상을

둘러보고 있니?


동자야!

바깥세상은

이기적이고

분주하고

외롭단다.


친구가 곁에 없어도

가족이 멀리 있어도

굳건히 버텨야 해.


이곳을

그러워하지 말아

그럴 필요가 없어

거기에서

너를 위로해라


세상을

잊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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