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가슴에 떨어진다!
전쟁 489일째
남은 인질 79명
낮 술 한잔
술 한잔
비 한잔
그리운
눈물 한잔
남은 인질
가슴 한잔
마른 쥐포
안주 하나
살아 남은 인질
살아 있을 인질
돌아 온 인질
돌아 올 인질
깔까름하게
넘어가는
빗술 한잔
2025년 2월
겨울비 소리는
주룩주룩
훨훨
찬바람에
온몸이 바들바들
잡혀있는 인질들
조금 더
견뎌주길
두 손 모아
기원한다
비가 오면
생각 나는
지난 세월
문뜩 한번
보고 싶은
얼굴 하나
비바람에
쓸려온다
전쟁 중의
도시는
주룩주룩
남은 인질들을
생각하며
피멍과
한숨으로
막힌 숨을
주룩주룩
텔아비브에서
가자에서
먼 미국에서
푸른 바다에서
빗소리에서
성난 하늘에서
가르랑 가르랑
쓰나미가
몰려온다
갈 수 없는
기억 저편
철부지
내가 보여
견디고 있을
인질들이
생각나서
낮술이
꼴깍
아프게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