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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딸과 한국 엄마의 혼돈

너는 너의 세계로 훨훨 날아라!

by Kevin Haim Lee
다시 꺼내 읽는 책


사랑하는 우리 딸,


너는 내 인생의 황금빛 혼돈이야.

엄마가 40살이었을 때,

아빠를 흔들어

소중한 너를 얻게 되었어.


너는 내가 얼마나 널 사랑하는지

정말 모를 거야.

네가 내 딸로 태어난 순간들,

17년을 함께 살면서 생긴

어안이 벙벙했던 사건들,

그때마다 얼마나 웃겼는지

상상도 못 할 거야.


아빠가 다음 주부터

한 달 여행을 가게 됐다.

그래서 내가 너에게 보내준

4가지 규칙을 보고

네가 울면서 감옥 같다고

답답하다 외쳤을 때,

내 마음 한 구석이

인절미가 얹힌 것처럼

나도 정말 답답했어.


나는 네가 너무나 소중해서

내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시행착오를

네가 겪지 않도록

적어도 100가지 규칙을

만들어서

너를 보호하고 싶어.

그럼에도 난 오직

4가지 큰 규칙만

네게 보냈어.

너를 믿기 때문에,

그보다 더 자잘한 규칙들은

따로 적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거든


아빠 부재중 지켜야 할 규칙 4


1.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학교 등교와 Bagrut 시험


2. 어디에 있고,

몇 시까지 있으며,

누구와 있는지

외출 시 꼭 알려주기

3. 차는 일주일에 두 번 학교에

갈 때만 사용.

만약 다른 이유로 차를

써야 한다면 미리 말하기


4. 이제 더 이상 정크푸드

주문 불가능

요리를 위해 필요한 재료가

있다면,

엄마가 구입해 놓기


너는 지금 17살, 아직 성인도,

어린이도 아니야.

나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너를 정말로 자랑스럽게 생각해.


하지만 나는 너보다 40년을

더 살아왔고, 너는 상상도 못할,

네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폭탄같은 세상에서

많은 일들을 이미 겪어봤어.

그래서 나는 네가 조금은

내가 하는 말에 잠시

귀 기울여 주길 바래.


규칙은 지킬 수도 있고

깨는 것도 가능해.

네가 규칙을 알고,

그래도

규칙을 깨야 할 때가 오면

그 규칙을 깨고

그 책임을 네가 지면 되는 거야.


앞으로 엄마가 미친 듯이

소리 지르는 일은 없을 거야.

나도 그런 내가 정말 싫거든.


아빠 없이 무려 한 달을

나하고 네가

아빠 중재자 없이

살아야 하는 게 겁나고

너무 벅차지만,

나는 너에게 성질을 내지 않고

짜증을 내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우리는 함께 17년을 살아 있지만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

그러나

이스라엘 딸

한국 엄마의

변할 수 없는 공통점이 있어

그건 우리 둘 다

여자라는 거야!


그래서 나의 중요한 규칙을

네가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는 네가 지켜줘야 할

최소한의 가족으로서

네가지 규칙만

네게 보냈어.


이 규칙마저

지키지 못하겠다면

하루빨리

독립해서

너 자신의

공간에서 살아.

나와 사는 동안에는

나의 최소한의 규칙을

받아들여야 해.


18살이 지나고

네가 성인이 되면

혼자 살면서

책임감이 무엇인지

돈이 무엇인지

장난이 아닌

살아있는

삶의 전쟁에서

꿋꿋이

살아남도록

너에게

아낌없이

자유를 줄게.


네 인생은 네가 사는 거야.

너는 네 인생을 자유롭게 즐기고

너만의 행복을 찾을

권리가 있어.


나는 너를

어른의 세계로

잘 인도하고 싶어!

너를

옭아매고 싶지 않아!

너를

내 세계로

이끌고 싶지도 않아!

너는

너의 세계로

너의 순간으로

너를

천천히 이끌고

너의 행복을 찾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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