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속세와 멀어지고 싶어진다
묵언과 침묵의 차이
침묵은 아직 화가 나 있다는 의미
묵언은 말이 마음속에 있다는 의미
용문사에서
마음에 말을 묻고
푸른 산
깊은 산
흐르는 산
움직이지 않는 산
나의 마음으로
소리 없는 숨을 쉬고
매미 소리
귀뚜라미 소리
모기 나는 소리
나의 귀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둠과 그 보다 더 깊은 어둠을
이해하기 위하여
나의 눈을 크게 떠 보았다
낮은 산이 있어 찾아온
용문사
처음과 끝이 계속
설레었다
2019년
초가을
한국 방문을 했을 때
홀로
용문사
템플스테이를
해 봤었다.
혼자
묵언 수행을
작정하고
2박 3일 동안
아무 누구와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낯선 절에서
깊지 않은
나지막한 높이에
있었던
용문산이
오늘 다시
그리워진다.
살면 살수록
마음속에서
웅성 되는
아수라가
나의 생각을
번잡스럽게
한다.
다시
고이
마음을 달래려면
침묵이 아닌
묵언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전쟁은
울퉁불퉁
아직도
507일째
진행 중이다.
난
떠날 수도
다가갈 수도 없는
이방인의
염려 속에서
밤마다
불면증에
마음이
시달린다.
누구도
이 전쟁을
해결할 수
없을 거라는
부정적인
시야에서
이스라엘은
까뭇까뭇
휘청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