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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12화
시베리아에서
by
김다윗
Mar 9. 2024
그간의 아프리카에서의 사역을 뒤로하고 시베리아를 향하게 되었습니다.
시베리아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아들들에게 짐을 지우고 겨우 제 걸음에 익숙한 딸을 걸리우고 젖먹이 아들을 안은 채 중간 기착지인
블라디보스토크로 날아가는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이륙
후 동해바다를 날던 항공기는 갑자기 흔들리고 고도가 불안정했습니다.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두 개의 엔진 중 하나가 불에 타고 있었던 것입니다.
블라디보스토
크 국제공항 활주로에 심히 흔들리며 곤두박질하듯 항공기는 겨우 착륙을 했었습니다.
이미 공항 활주로 부근에는 소방차와 엠블란스 차가 가득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호텔로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그 위험천만했던 사고의 뉴스를 듣게 되었습니다.
바이칼의 도시 이르쿠츠크
난생처음으로 남한 면적의 크기와 비슷하다는 바이칼호수가 있는 도시에서 집을 얻어 짐을 풀었습니다.
시베리아의 중심도시인 이르쿠츠크의 상황은 참혹했습니다. 마치 도시전체가 보드카에 젖어 술냄새가 나는듯 했습니다.
오후 세 시면 어두워지는 시베리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내리는 눈으로 인해 도시전체는 설국으로 얼어 있었고 눈은
녹질 않았습니다.
바이칼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이
강이 된 앙가라 강가에서 전도를 시작했습니다.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그들을 집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복음을 나누었습니다.
시베리아엔 특히나 아픈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병원으로 심방을 가서 여덟 명이 입원해 있는 병실에서 말씀을 전하고 기도를 드렸을 때에 주님께서는 그곳의 환자들을 기적적으로 치유를 하셨습니다.
대학가를 방문하여 만난 여대생 따냐가 주님을 영접하고 얼음을 깨고 처음으로 그녀에게 침례를 베푼 다음날 저는 몸이 갑자기 아파서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몸은 점점 약해지고 힘이 빠져있던
어느 날 사탄은 제 귀에 대고 저를 죽이겠다고 속삭였습니다.
저희 아버지 형제들은 나이가 어린 사람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죽음을 맞이했었습니다.
저희
형제 중에 막내인 저에게 사탄은 너희 아버지 형제들처럼 너를 먼저 죽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의 몸은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했고 기도조차도 할 힘이 없었던 저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내와 어린 자식들에게 유언을 하기도 남기기도 했었습니다.
죽음이 침상을 어슬렁거리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던 중 마지막 힘을 내어서 기도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겨우 엎드려 기도를 시작하던 순간 머리에 번갯불처럼 스치는 복음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생명에 대해 사탄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없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 예수 그리스도이름으로 죽음의 영이
떠날 것을 명령했습니다.
나의
입 밖으로 새어나간 소리는 약했지만 그 능력은 컸습니다.
그 순간
짓눌렸던 어깨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고 그날로 몸은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그 일이 있고서 그 넓은 시베리아를 다니며 다시금 사역의 고삐를 조일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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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윗의 브런치입니다. 20여년간을 러시아인 아내와 여덟아이들과 함께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일하고 여행하며 글을 쓰고 세상을 사랑하며 살았습니다. 7권의 저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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