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천재였습니다

by 김다윗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의 어떤 미물도 아버지의 위대한 계획아래 이 땅에 왔음을 믿습니다.


또한 아버지의 그 경륜아래 이 땅에 왔음을 의심치 않습니다.


생후 삼 개월에 뇌염을 앓고


1960년 가을에 태어난 저는 일찌기 뇌염에 걸려 남은 삶을 보장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뇌염에 걸린 피덩이와 같은 막내 아들을 살리려 저희 어머니는 사방을 돌아다니던 끝에 영국에서 온 의료선교사들을 만나 기적적으로 치유를 받아 저는 이 땅에서의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뇌염을 앓고서도 살아 남으면 바보가 아니면 천재가 된다.'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저는 당연히 제가 천재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는 자주 "너는 영국 선교사님들의 은혜를 갚아야한다."고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 우리 대통령!"


저보다 열일곱 살이 많았던 저의 큰 형님은 늘 제게 대통령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차 대통령이 될거라는 생각에 의심을 해본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국민학교 3학년때의 경험


앞자리에 앉았던 저는 수업시간에 옆에 앉은 짝꿍과 함께 사소한 장난을 치다 선생님께 들켰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우리 둘을 아이들 쪽으로 책상위에 올려 돌려 세워놓고 손을 들게 한 다음 바지를 조금씩 벗겼습니다. 우는 소리를 내며 손을 내려 바지를 붙잡을 때마다 회초리로 작은 손을 때렸습니다. 그럴때마다 반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그 일 이후로 저는 더 이상 천재도 아니고 장차 대통령이 될거라는 생각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의 짝꿍은 배시시 잘 웃던, 어머니가 미용실을 하던 김종남이라는 여학생이었고 그때 저의 운명에 금이 가게 했던 선생님은 김종수라는 분이 었습니다.


공부를 줄곧 잘했던 저는 그 후로 공부에 점점 흥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물론 이 일들은 하나님의 계획은 아니었겠지요?

keyword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