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우리는 부모니까요.

아들 탄생의 감격 그리고 망각

by Futurist J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감격을 누리게 됩니다. 어떤 이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감격을 누리게 되며, 어떤 이는 오랫동안 소망해왔던 일들이 현실로 이루어져 큰 감격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결혼, 승진 등 무수히 많은 상황 속에서 감격을 느끼게 됩니다.

탄생전 마지막 초음파 사진


저 또한 짧은 인생을 살면서 정말 많은 감격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감격, 그리고 유일하게 눈물을 흘렸던 감격은 바로 아들이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나온 아들의 첫 모습은 쭈글쭈글 그리고 꼬물꼬물 하였습니다. 당시 힘들게 나온 아들의 첫 울음소리는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합니다.


아들이 태어났을 때 저는 펑펑 울었습니다. 출산의 고통을 힘들게 이겨내며 고생한 아내가 너무 안쓰럽기도 하였지만, 무엇보다 초음파 사진과 태동으로만 만났던 아들을 실제로 처음 만난 순간 저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된 듯하였습니다. 세상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아들 탄생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습니다.


가끔씩, 최소 일주일에 한 번은 갓 태어난 아들의 사진을 다시금 꺼내어 봅니다. 그 이유는 아들 탄생의 감격을 잊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당시 아들을 잘 키우겠다고, 좋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일들을 상기하기 위해서 아들의 사진을 다시 꺼내봅니다.


세상과 삶에 치여서 때로는 아들의 존재 자체가 버거울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아빠가 아닌, ‘나’라는 존재를 추구하기 위해서 아들의 존재를 잊고자 노력할 때도 있습니다. 즉, 어느 순간 저는 아빠라는 존재를 거부하고, 아들 탄생의 기쁨을 망각하며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아들의 사진을 다시 꺼내어 봅니다. 그리고 아들을 제 인생의 중앙에 다시 세우게 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아들의 아빠니까요.


우리 부모들 개개인의 삶은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부모 역시 자신의 삶의 중앙에 있어야 하며, 자기 인생이라는 스토리의 주연(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녀가 있다면, 가끔은 내 삶의 중앙을 내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를 위하여 내 인생 스토리의 조연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부모니까요.


저는 논리적으로 그 정당성을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한 자녀의 부모라면, 우리는 그렇게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부모니까요.

이전 02화아들에게 존댓말 하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