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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w Dec 02. 2022

요즘 우리 집 부엌은

따뜻하고 소박한 밥상의 위로

*2021.01.08



나물로 미움받을 바엔 차라리 기름을 씌우고



데치기만 하면 끝

차가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요즘 초장 대신 마요네즈 찍어 먹는 맛이 들었는데

조리과정이 없어서 너무 좋더라



떡국 먹고 남은 떡으로 냉파 떡볶이

우리 집 아가씨는 나만 보면 떡볶이가 생각나는지

정말 아무 때나 떡볶이 타령인 거야



하루 세끼 먹기란 정말 치열한 일이지

퇴근하고 양푼에 막 비벼 먹는 비빔밥은 진짜 꿀맛



얼려 둔 생강으로 오늘의 부엌 마감을 하고



아침에 눈 뜨면

대추청 넣은 모닝 생강차도 꾸준히 마시고



새해 연휴엔 짝퉁 순댓국을 끓였지

어울리지 않게 말이야 ^^



겨울엔 국이 반찬이지

내일의 일용한 양식이 될 시래기 두부 된장국



빡빡하게 찹쌀 닭죽 끓여 두고 부엌 마감



오래 끓이지 않는 음식에 넣은 다시마는

건져 내지 않고 그대로 먹는 걸로



나름의 월동준비도 했었지



올 겨울 벌써

두 번째 끓이는 돼지등뼈탕


3박 4일쯤 푸짐하게

20대 아가씨가 뭘 이런 걸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라^^


서너 시간 핏물 우리기

데치듯 살짝 끓여 낸 후


마늘 생강가루

청주나 미림

양파나 대파(통째로)

월계수 잎이나 통후추 등

들깻가루(있으면 먹기 전에)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것들 넣고

끓이면서 양념하기


된장 고춧가루 청양고추

(고추장도 약간 넣었다)

집간장 참치액젓 등으로

나머지 간을 더 하고


등뼈가 어느 정도 익어가면

우거지나 무청시래기나 신김치 넣고

가끔씩 기름 걷어내 주며

은근하게 푹 끓이면 된다

얼갈이는 맛이 좀 싱겁고

시래기가 좋더라


어떨 땐 난

내 입맛이 단순한 게

참 좋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며칠 같은 음식을 먹어도

어지간해선 질려하지도 않는

미니멀 부엌에 최적화된

강철 입맛



포테이토 에그 마요도 자주 만들어 두었고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건

그게 무엇이 됐든

정말 즐거운 일이더라



새해 첫 집 빵으로 구운 구수한 호밀빵



여전히 빵도 자급자족 중이고

직장도 잘 다니고

빨래와 청소도 밀리지 않고


나도 딸도 제자리에 잘 있으니

진짜 정말 감사한 일이야  



요즘은 그릇째 슬렁슬렁 섞어

주로 냉장실에 방치하지



내가 잠든 사이에 너는 발효를 하였구나


24~48 시간 저온 발효해두면

시간 구애 없이 원하는 시간에 구울 수 있지

결과물도 훌륭 , 맛도 좋거든



국이나 찌개는 하루 한 끼만

아침은 되도록 간단하게 먹기


요즘 혼자만의 아침식사

겨울 셀러리가 참 달더라



팬 한쪽에서 익히면 예쁘게 익는다



아침 먹는 건 10분이면 충분하지


딸아이가 먹던 편의점 도넛은

어느 날 내 아침이 되었고



검은색은 푸룬인데

아침으론 요정도가 난 딱 좋더라  



불고기 한 근 단짠단짠 하게 양념해 두고


데친 봄동은 된장, 들깻가루로 무치고

재워 둔 불고기에 양파와 당근만 넣어 볶아

어느 날의 저녁 한 끼를 만들고




다음날엔 이렇게 준비해서



매콤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어

따로 구워낸 불고기를 올려 불고기 파스타로 또 한 끼



살다 보면

너무너무 힘들 때가 있지

특히 사람들 사이에서

외로움을 느끼면 안 되거든


누구에게도 속하지 말고

집착도 하지 말고

어느 정도 공평해지면

괜찮아질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일상을 열심히 살아야 해

시간을 촘촘하게 쓰는 거지


반복적인 일과를 사는 걸

남들만큼 못 사는 걸

지겨워하면 안 되지

두려워하면 안 되지


청소를 하고

식사를 차리고

자리를 정돈하고


그건 내가

흔들리지 않을 중심 같은 거라고


그런 게 즐거워진다면

조금은 편안해질 거야


내가 원하는 건

내 하루에 다 있다


라고 나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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