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상을 깬 그 후, 다음 날 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물론 일이 없던 건 아니다.
엄마에게 욕을 하고 울고 화내고 그 후였다.
새로 산 신발.
석촌호수 보면서 무알콜 맥주 마셨다.
중증 우울증이라 항우울제 때문에 술을 못한다.
사격장에 가서 사격도 했다.
공기총을 살 수 있다고 해서
실탄과 가까운 느낌의 총을 살까 고민했다.
자살할 것 같아서
나에게 선물을 줬다.
이솝 로즈 향수와 수정 은 목걸이.
이제 더 이상 눈치보지 않고 약을 먹는다.
약봉지를 숨기지 않아도 되고
조마조마 들킬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터질 거 속이 시원하다.
집에 가는 길.
이제 조금 내가 견딜 수 있는 휴식을 주려 한다.
그 하루들로 버티다 보면 끝이 있겠지.
다들 죽지 말고 죽이시길. 자살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