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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를 하루만에 그만뒀다

by 아코

오늘 처음으로 작가라는 이름을 달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작가를 그만뒀다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업계가 문제일까

나이가 들수록 시드는 열정이 문제일까

아니면 둘 다 결국 바스라질 것들이었나

손 끝 하나 대면 쏟아질 마른 꽃잎처럼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안다

이게 전부라는 걸 알기에


죽고싶다

아니, 죽어보고 싶다

시도를 해보고 스스로 깨닫고 싶다


아, 나는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살고 싶구나

아니 이런 불안함이 싫은 거구나 라고


꿈은 꾸는 거지 이루는 게 아니라는 대사가 있었다

나는 오늘 그 대사의 주인공이며

어쩌면 영영 그 대사 껍질을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슬프다.


눈물이 나오지 않지만 마음이 장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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