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한테 400만 원을 더 줬다고?(Feat. 대휴)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필자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월초에 결산업무를 몰아서 하는 편이다. 1주 차에 모든 결산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협력사에 지급할 비용부터 모든 회계처리를 짧으면 반나절, 길면 3일 정도 안에 모두 끝내도록 요구받는 환경이다.
보통 2-3일 정도 검토하고 검증해야 할 일도 하루나 반나절만에 하다 보면, 실수가 나오는 게 다반사다. 다만, 대부분 오래도록 함께한 협력사이기에 비용 정산에서 틀리더라도 그다음 월에 비용을 이월 지급하거나 회입 하며 처리하기에 큰 타격은 없다. (100만 원 이내 금액에 한해서)
결산을 이월할 수 있다고 해서 시간적으로 촉박함을 느끼지 않는 건 아니다. 늘 마음 졸여가며 마감에 임하기에 나는 한 달 중에 월초, 그것도 1주 차가 가장 싫다. 간혹 정산 내역 교차 검증을 위한 결산 자료가 정산마감 6시간 전에 수신되기도 한다.
필자가 주로 하는 건 협력사 인건비 결산인데, 한 번은 '대체휴무' 내역을 누락해서 400만 원이 과지급 될 뻔도 했다. 필자가 착각한 근로자의 대체휴무에 관한 업무 처리 기준은 다음과 같다.
대체휴일 제도 :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통해 미리 정해진 특정 휴일을 근무일로 바꾸고, 그 대신 다른 특정 근무일을 유급휴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즉, 휴일에 일하면 평일에 하루 대신 쉬는 제도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은 주 1회, 대개 일요일이며 공식적인 유급 휴일이 아닌 토요일은 주휴일이 아니기에 평일에 준하게 처리할 수 있다. 그 이유로 시프트(shift, 교대근무)가 필수적인 업장의 경우 유동적으로 휴일을 하루 지정해 쓰도록 의도했기 때문이라 짐작해 본다.
자, 그럼 퀴즈 하나.
만약, 당신이 당직으로 토요일에 일하고
그다음 주에 하루 휴무를 받는다면
당신의 토요일 근무는 시급 1.5배를 받을까?
이런 질문에 대해 혹자는 이게 무슨 소리고 그게 무슨 큰 의미인가 싶을 수도 있다.
근데, 사업장의 인건비 결산을 맡은 담당자 입장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예/아니오 어떻게 할지에 따라 수백만 원, 더 큰 사업장에선 수천만 원도 오갈 수 있다.
일단, 이 질문의 대답은 "No"이다. 쉽게 설명하면, 일주일 중 나의 휴일을 토요일에서 다른 날(대체휴무일)로 '유동적으로' 변경한 것이다. 휴일이 바뀌었으니 기존 토요일은 평일이 되었고, 새로 지정한 그날에 일한 부분에 대해서만 휴일 수당을 적용받는다.
필자가 정산 담당자가 되고 어느 달엔, 위 질문에 대해 "YES"라 생각하고 정산업무를 처리하다가 400만 원을 과지급할 뻔했다. 만약 그렇게 몇 달을 정산했다면, 회사에서 수천만 원을 회입 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는 아찔한 일이 발생하고, 이후 사유서부터 경위서까지 결산 절차가 더 까다로워질 뻔했다.
다행히도 협력사 대표님이 '양심적(?)으로 해당 내용을 먼저 인지해 알려줬고, 결산이 끝나기 직전에 다시금 내역을 수정하고 정정 품의서를 작성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정말 아찔하고 우당탕탕했던 정산이었다.
언젠가 차분하고 완벽한 정산 담당자가 될 수 있길 기도하며, 이번 결산도 무사히 끝났음에 안심해 본다.
우당탕탕 또 한 달이 갔다.
자, 퇴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