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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Apr 06. 2024

몬테네그로, 코토르&스베티스테판

마녀 아줌마의 발칸반도 4개국 여행

마지막 일정인 몬테네그로. 우리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르브니크에서 출발해서 다시 국경을 넘었다. 몬테네그로는 EU국가가 아니므로 여권검사를 한다. 보스니아로 갈 때는 여권만 걷어갔는데 여기서는 모두 내려서 한명씩 도장을 받았다. 참고로 몬테네그로는 EU 국가가 아님에도 유로를 사용한다. 한편 유럽은 실내에서는 절대 금연이지만 야외 흡연이 합법인데, 이곳 국경 사무실이 실내이긴 해도 창문이 모두 열려있다는 핑계가 있어서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바람에 냄새가 지독하게 나더라. 어쨌든 생각보다 빠르게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정말 재수없으면 대여섯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단다. 


코토르는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우리는 먼저 페라스트 섬으로 향했는데 선착장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해안가를 거의 타원형으로 깊게 돌면서 들어간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다음과 같이 나온다.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의 국경인 헤르체고 노비에서 코토르까지의 아드리아 해안을 코토르 만(灣)이라 칭한다. 뱀처럼 굽이굽이 휘돌아치는 해안길은 디나르 알프스의 카르스트 지형의 고산이 감싸 안고 있다. 코토르 만은 몬테네그로의 보석 중 보석. 특히 페라스트~리산 마을 앞 바다의 초소형 섬 두 개가 고산과 어우러진 모습은 최고의 풍치가 된다"라고. 


비가 온건 아니지만 하늘이 잔뜩 흐려서 아쉽기는 했다. 맑았다면 아주 예뻤을텐데! 아쉬은 마음에 인터넷에서 비슷한 구도의 사진(아래 오른쪽)을 구해서 비교샷을 올려본다. 페라스트 섬으로 들어가면서 찍은 사진으로 왼쪽은 세인트 조지섬이고 오른쪽이 페라스트섬이자 바위의 성모 섬이다. 

특이한 점은, 세인트 조지 섬은 자연섬으로 현재는 수도원으로 운영되어 일반인은 들어갈 수 없는 반면, 페라스트 섬은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몇 백년간 돌을 던져 만든 인공섬이라는 거다. 잉? 그게 가능해? 믿기 힘들었지만 사실이란다!

 

페라스트 섬에 들어가기 전, 이거 옵션인데 날씨가 이래서 그냥 취소해야하나라는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가보자는 마음으로 배를 탔고, 가서 보니 오길 잘했더라. 엄마가 여행가서 옵션은 무조건 하라고 했는데, 엄마 말을 듣길 잘했다! 


배에서 내린 선착장과 성모섬의 성당 외관이다.

성당이 작아서 별로 볼 게 없을 것 같았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그게 아니더라. 특히 천정화는 작지만 화려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각종 전시물을 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전시물은 한 여인이 바다로 나간 남편이 돌아오길 기원하면서 25년간 금실과 은실,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천사와 성모를 한 땀 한 땀 수놓은 작품이다. 하지만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고, 여인은 이 작품을 끝낸 다음 눈이 멀었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그 외에도 전시물이 정말 많았다.

창문과 돌문도 너무 예쁘다. 특히 창문에서 동양적인 정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잔뜩 흐린 날임에도 불구하고 성당의 외관이 무척 아름답다.

내가 찍었지만 맘에 드는 사진 한 장! 성모성당의 푸른 지붕이 환한 빛을 뿜어낸다. 

선착장의 모습이다.

이제 우리는 코토르 구시가지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게이트로 가면서 성의 외관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아, 이곳은 정말 찐으로 중세시대였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게이트와 코토르를 상징하는 시계탑에서 사람들을 피하려면 윗부분만 찍을 수 밖에 없다. 시계탑은 무기의 광장에 서 있는데 그 아래 삼각형 조형물이 수치의 기둥이다.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여기에 묶어놓고 사람들에게 공개하여 수치심을 안겨줬다고 한다. 가운데 사진은 성문 안쪽에 있던 부조상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 루카 성당은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갔다. 정교회여서 이콘이 있더라.

바로 옆에 성 니콜라스 정교회(아래 사진 왼쪽)가 있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순교자 성 트리폰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성 트리폰 성당이다, 외벽을 보면 한쪽에 1166, 다른쪽에 2016이라고 적혀있는데, 1166은 세워진 연도이고, 2016은 잦은 지진으로 손상된 건물을 마지막으로 보수한 해라고 한다.

여기도 당연히 골목으로 이어지고, 아래 가운데 사진이 시 청사 건물이라고 기억한다. 몬테네그로 국기와 시 깃발이 나란히 걸려있다. 

유명 관광지인만큼 상점도 많았는데 물건은 그렇다치고 모든 것의 색감이 느무나무 맘에 들더라.

다른 곳에서도 고양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나긴 했지만 코로트의 거리에는 고양이들이 정말 많았고, 각종 기념품에도 고양이가 자주 모델로 등장하길래 이곳의 마스코트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란다. 

성 외부도 그림처럼 아름답다. 

돌아다니다가 만난 고양이들 가운데 친화력 갑인 아이(아래 왼편 사진). 사람들이 엉덩이를 만져도 그냥 자더라. 속편한 고양이다.

이제 우리는 몬테네그로 포드그리차 공항으로 이동했는데, 가는 도중 스베티스테판에 잠시 들렀다. 섬 전체가 고급 호텔이고 우리가 알만한 해외 정치인과 배우들이 이용했다고.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어서 위에서 보기만 했는데도 이쁘더라. 


그렇게 8박 9일의 일정을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과 그 동안 누렸던 행복을 되새기며, 나는 좁디 좁은 뱅기의 이코노미 좌석에 몸을 구겨넣었다. 이런 행복을 안겨주는데 까짓거 16시간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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