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이령길 - 북한산 21코스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by Stella

산책하기 딱 좋은 기온과 맑은 날씨, 수그러든 미세먼지 농도가 어우러졌으니, 어디라도 가야하는 날이다. 지난번 서식지에서는 목적지가 애매할 때면 늘 남산에 갔고 지금도 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기왕 바뀐 서식지 주변에서도 예전의 산책 '치트키' 남산을 대체할만한 곳을 찾기로 했다. 말하자면 아무 생각없이 쉽게 갈 수 있는 곳 말이다.


후보지는 수락산과 도봉산과 북한산이다. 더 가까운 산도 있지만, 규모 면에서 최소한 남산 정도 되는 산책 코스를 찾고 싶고, 아무 생각없이 불쑥 가려면 교통편도 좋아야 하고, 찾는 김에 두 세 군데 찾아놓으면 번갈아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장 먼저 당첨된 곳은 북한산 둘레길 21코스 우이령길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일단 서식지 바로 앞에서 마을버스로 약 30-40분 정도 가면 된다. 강남대로에서 남산에 가려고 해도 새벽이 아닌 다음에야 교통 체증으로 인해 40-50분 걸리는데, 삼사십분이라면 괜찮은 것 같았다. 우이령길은 2009년부터 개방된 둘레길이며, 북한산 우이역에서 시작해서 양주시 교현리까지 연결되는 구간으로, 물론 양주시에서 출발해도 된다. 현재 서식지에서 지하철을 타면 환승해야 하지만 마을버스를 타면 북한산 우이역까지 한방에 갈 수 있으므로 교통편에서 일단 합격이고, 버스로 갈 경우 정류장 이름은 북한산 도선사 입구이다. 입구는 찾기 쉽고, 주말에 간다면 사람들 가는 방향으로 그냥 가면 될 것 같다.


아래 사진은 입구 쪽에서 찍은 거다. 평일이라 한산하긴 했지만 금요일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한 두 명씩 계속 오고 갔고, 양주시 쪽으로 가니 더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입구 현수막에는 우이령길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고 나와 있어서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가을철에만 예약을 하면 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OK, Keep going!!!

20250314_102425.jpg
20250314_102849.jpg
20250314_103338.jpg

가다보면 탐방안내소 겸 매표소가 나온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거리가 아주 가깝지는 않고 매표소 전까지는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한번 들러주는 것도 괜찮다.

20250314_110038.jpg
20250314_110429.jpg
20250314_111912.jpg

탐방안내소 겸 매표소를 지나니, 위쪽 가운데 사진같은 길이 계속 이어졌다. 사진에서는 평지처럼 보일지 몰라도 입구부터 우이령 고개와 전망대까지는 약 1시간 반 정도의 길이 완만하지만 숨이 조금 차오를 정도의 오르막길로 되어 있어서 운동 겸 산책로로 삼기에 완전 합격이고 중간 쉼터도 두 세 개 정도 있어서 사람들이 가지고 온 음식을 먹거나 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래 사진은 우이령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오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오봉이다. 봉우리 다섯개를 의미하는 것 같고, 여기서 인증사진 찍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20250314_112809.jpg

원래는 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다시 우이역 쪽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어느 방향으로 가도 내리막길로 가는 거고 거리도 비슷한데다 기왕 온 거 양주시 교현리의 모습도 궁금해서 끝까지 가기로 했다. 표지판도 잘 되어 있고 길도 하나여서 길을 잃을 수도 없는데다 잘 관리된 흙길이 대부분이라 걷기도 좋았다.

20250314_113131.jpg
20250314_113034.jpg

가다보면 아래쪽으로 흐르는 계곡을 볼 수 있고, 출발지점에서 본 것과 비슷한 탐방안내소 겸 출구가 있다. 출구를 나오면 거기가 양주시였고, 어린 시절에 다녀온 기억이 있는 송추 근처였다.

20250314_114355.jpg
20250314_121605.jpg
20250314_121719.jpg

나는 여기서 양주 37번을 타고 푸른마을 아파트 정류소에서 내린 후, 길을 건너 23번 버스를 타고 지하털 1호선 의정부역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지하철을 타고 서식지로 복귀했는데, 버스가 자주 오기 때문에 쉽게 올 수 있었다.


출발에서 복귀까지 3시간 반~4시간이면 넉넉하고, 교통도 괜찮고, 길도 완만한 경사로라서 운동하기 좋았다. 만약 시간을 좀 더 절약하고 싶다면 오봉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다시 북한산 우이역 방향으로 돌아오면 된다. 드디어 남산을 대체할, 혹은 더 좋은 산책로를 하나 찾은 셈이다. 야호~~~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사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