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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Nov 03. 2023

내장산 & 백양사 단풍 2023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난생처음 내장산 단풍을 보려고 했는데 올해는 그곳 단풍이 망했다는 말을 들었다. 하기사 기후가 요모냥이니 나무들도 제정신을 차릴 수 없겠지. 하지만 부자는 망해도 삼년은 간다니까 그냥 가기로 했고, 기차여행과 버스여행의 갈림길에 섰다. 가을 요맘때는 어쨌든 내장산이 엄청 붐빈다고 해서 기차여행을 가라는 말도 들었지만 나는 버스 당일치기 투어를 선택했다. 지인들과 함께 가서 점심먹고 논다면 기차여행을 선택할테지만, 올해는 안가본 곳 도장깨기의 해이고, 게다가 버스로 가면 백양사도 볼 수 있다고 하길래 가성비(?) 좋은 버스 선택! 원래 코스는 내장산에서 백양사로 가는 건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내장산은 오전이 더 아수라장이라고 해서 백양사를 먼저갔고, 그쪽에 인파가 몰릴 즈음에 빠져나와 내장산으로 갔다. 그게 맞는 선택이었다!


백양사도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를 잡고 가야한다. 시간상 쌍계루와 백양사 절까지만 살짝 둘러본 건 맞지만, 마녀 아줌마는 축지법(?)을 쓰기 때문에 다른 아줌마들 보다는 상당히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하하하, 사실 걷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단풍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은 다음 구불구불 산길을 지나 내장산으로 갔다. 맞다, 내장산은 아수라장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식당과 그 앞에 주차한 관광버스 차량과 인파와 ... 정신 한개도 없더라. 평일이 이정도면 주말에는 말해뭐해... 


드뎌 내장산이다!

사람들을 따라 걸어 들어가니 우화정이 나왔다. 이곳도 원래 더 예뻤다고 하는데, 지금도 여전히 이쁘다. 

쨍한 색깔을 뽐내는 나무들도 있지만 약간 중간 색조의 옷을 입은 나무들도 보였다. 그 우아한 색감을 잘 담고 싶었지만 빈약한 핸폰 카메라로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보면 더 이쁘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내장산은 내장산이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표정으로 시끄러운 인간들을 반겨주었다. 

산은 항상 그 자리에서 세상일에 지쳐 찾아온 우리를 조용히 맞이하고 안아주고 평화를 안겨준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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