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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Feb 26. 2024

남산도 '산'이다

뚜벅이 아줌마의 세상구경

흐린 날에 그냥 있으면 온 몸이 쳐지니까, 맑은 날에는 '할미꽃에게 광합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간다. 팔팔한 말띠 역마살풀이를 젊었을 때 안했더니, 늘그막에 발동해서 동네방네 사방으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중! 

게다가 남산야외수목원에 가서 벤취에 앉아 책을 조금 읽다가 그냥 돌아오겠다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해맑게 웃는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햇살에 홀려 엉뚱한 길로 가버렸다는 문제 아닌 문제였다


하얏트 호텔 정류장에서 조금 올라가다가 항상 가던 왼쪽 길이 아닌 오른쪽 길로 향하자 또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시간 날때마다 자주 오던 남산이었으나 이쪽으로 온 건 처음인 거 같다. 혹은 왔더라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고, 그만큼 산은 언제 가도 새로운 표정을 보여준다.

위의 맨 왼쪽 사진에 난 길로 쭉 가면 또다른 둘레길로 이어지는데, 이번에는 중간 쯤에 다시 되돌아왔다.

이렇게 다시 돌아와 남산타워를 향해 가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산길> 시작이다. 국립극장이나 남산도서관 쪽에서 올라가면 거의 아스팔트 길로 이어지지만 워커힐 호텔 쪽에서 올라가면 <산길>의 맛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산 속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게 그거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올라갈 때는 언제나 새롭다. 사실 이삼년 전에 이 길로 간 기억은 있었으나 그때는 이른 아침이라 살짝 어둑어둑 했던데다 같은 방향이라도 올라가는 길이 살짝살짝 달라지므로 언제와도 난생처음 온 것 같다. 

표지판을 따라 계속 걸어가자 반딧불이 서식지가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오르막 길이 이어지는데, 약간 그늘져서 그런지 땅바닥이 질퍽 거렸다. 이런 길로 갈 생각이었다면 트랙킹 신발을 신고 스틱 한 개라도 챙겨왔을 텐데 그냥 운동화만 달랑 신고 왔더니 올라가는 길이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어서 사진은 포기하고 발 밑으로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래도 미끄럽다거나 아주 힘든 건 아니었다. 


결국 팔각정 아래 버스 정류장으로 나올 수 있었고, 늘 가던 팔각정으로 올라갔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월요일 낮이었는데도 관광객도 많고 한국인도 많고...

남산에서는 온 사방이 모두 내려다보인다. 하늘과 구름은 시시각각 변하는 예술작품을 만드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중!

오늘도 나와 동행하며 열일한 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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