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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Aug 17. 2024

구멍

나는 온 세상, 그리고 나는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나는 구멍

언제나 이곳에 있다

나는 구멍

움직일 수 없다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다


나는 구멍

나는 어쩌다 구멍이 되었을까?

똥, 나뭇잎, 차가운 빗물만이 내 안에  가득하다

아무도 모르는,

나는 구멍


나는 구멍

아니, 개미에게 나는 호수

구멍이 아닌 호수

작고 잔잔한 개미의 호수

나는 너의 호수


반짝이며 나는 새들의 하늘


나는 하늘

나는 바다

나는 밤

나는 세상


나는 하늘, 나는 바다, 나는 밤

그리고 나는 구멍


나는 온 세상

나는 구멍





토닥 한 줄

천국에 이르는 길은
당신이 세상에 보내는
경의의 몸짓에 놓여 있지
                                                                                                  -메리 올리버-


화, 목,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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