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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Sep 21. 2024

비가 내리면

내 얼굴을 꺼내어 빨지

@farher7576 열매 그림일기

비가 내리면 난 빨래를 하지

리모델링한  하얀 욕실에서 말이야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꺼내어  빨지

문지르고, 움켜잡고, 두들기고, 비비고, 헹구고,

빨래는 얼음땡 놀이처럼

죽었다가 살아나고

살아났다가 다시 죽어

밟고, 돌리고, 비틀고, 짓이기고

 빨래를 헹구어 빗 속에 널었지

내일이면 촉촉하게 다시 살겠지

비가 내리면 난 빨래를 하지

그 하양 속에서 누런 얼굴을 빨지




토닥 한 줄

모든 시인이 새가 되기를 열망하지만,
시인이 되기를 열망하는 새는 없다.
   
                                -메리 루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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