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삶이 비어 가는 아이러니
당신은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런 모진 대우를 견디고도 끝까지 배를 탔고, 마침내 기관장이 되었습니다.
이젠 아무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배 위의 주인은 당신이고, 실수만 없으면 모든 일은 부하들이 알아서 굴립니다.
“크흠. 삼항사, 요즘 배 잘 나가나?”
기관실은 일기사가 잘 굴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항해사들과 선교에서 정치얘기나 나눕니다.
“요즘 정치가...”
“맞습니다, 기관장님. 그쪽 출신이 좀...”
이젠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누가 어깨춤을 추며 웃느냐, 누가 멍하니 앉아 있느냐.
그게 파벌이고, 그게 줄서기입니다.
보고서?
일기사가 알아서 정리해 올립니다.
확인하고 클릭 한 번이면 끝납니다.
교육?
이기사가 삼기사를 알아서 챙깁니다.
너무 괴롭히지 않게만 하면 됩니다.
회식?
삼기사가 말 안 해도 다 준비해 둡니다.
장소만 알려주면 됩니다.
이게 바로 '기관장님'입니다.
그리고 월급은 천만 원.
기름이나 검사 같은 굵직한 문제만 조용히 넘기면,
이곳은 꽤 괜찮은 지상, 아니 해상낙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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