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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창의적 백수 Apr 23. 2019

10. 이 전화, 저 전화, 다 내 전화?

신입사원의 전화통화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최근에 기사가 나온 적도 있기는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전화보다는 메신저나 메일이 편하다고 한다. 간접 소통에 익숙해져서 이런 경향이 나타나는데, 점점 더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다 보면 전화받는 것 자체를 꺼려하게 된다고 한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콜 포비아(call phobia)'라고 한다. 한국말로 굳이 말하면 전화 공포증 정도가 될 것 같은데, 사실 나도 콜 포비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전화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보다는 메신저나 메일이 편한데, 그 이유는 군대에서 시작했던 것 같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이라는 것도 없었고, 군대 전화기라 발신자가 표시되지도 않던 때였다. 그런데 꼭 윗사람들은 전화해서는 '난데...'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게 하급부대이면 그나마 중대장, 대대장 이럴 텐데, 내가 근무하던 곳은 육군 제3군 사령부. 별 4개인 4성 장군(대장)이 지휘하던 부대였고, 얼핏 기억하기로는 장군들만 10명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소위를 달고 가 봐야 전화를 받으면 '간부 바꿔봐'하기 일상이었다.


어쨌든 그런 데서 지내다 보니 전화가 울리면 받기가 꺼려지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요즘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메일이나 메신저가 워낙에 보편화되어 있고, 사무실에는 발신자 표시 전화도 있어 그런 부담은 크게 줄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입사원이 임원이나 상사의 전화를 받다 보면 긴장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가 나름 터득한 전화통화 업무 방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전화통화는 이렇게(기본)
이미지 출처 - pixabay.com


전화벨은 3번 울리기 전에

이런 내용은 신입사원 교육에서도 간혹 이야기되는데, 전화벨이 3번 울리기 전에 받으라고 한다. 상대방이 기다리다 전화를 끊기 전에 받으라는 뜻이기도 하고, 전화기의 발신자 표시는 벨이 울림과 동시에 뜨는 것이 아니라, 한 템포 있다가 뜨니까 1~2번 울리고 받으면 누군지 미리 알고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동료의 전화벨이 3번 넘게 울리면

같은 팀 또는 파트 등 동료의 자리에 전화벨이 울리는데 부재중이면 어떻게 할까? 업무에 몰입하고 있다 보면 동료가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된다. 전화벨이 3번 이상 울려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대신 당겨서 받으면 된다. (여기서 당겨 받는다라는 표현은 회사에는 같은 팀이나 조직 단위로 전화가 묶여있어서 어디서든 대신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보통 별(*) 버튼을 누르기도 하는데, 설정에 따라 차이는 있다.)


받으면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상대를 파악하기

물론 전화를 거는 사람은 누구에게 전화를 거는지 알고 있긴 하지만, 받는 사람이 꼭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법은 없다. 그러니 자기 전화든 남의 전화든 간단하게 소속과 이름을 밝히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대방이 누구인지 잘 못 알아들었으면, 누구인지 확인을 해 두는 것이 좋다. (어영부영 대충 네, 네 하다가 일이 엉뚱하게 꼬이는 경우가 있다.)


복명복창을 습관적으로

메일이나 메신저 등 텍스트로 업무 관련 내용을 전달받으면 읽어보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을 다시 볼 수도 있고,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화는 말로 전달되다 보니 흘러가면 디테일을 놓치기도 한다. 꼭 상사의 지시사항이 있으면 군대의 복명복창을 하듯 한 번 더 본인의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이거 이거 이거 해서 저렇게 해 놓으세요.' 하면 '이거 이거 이거 해서 저렇게 해 놓으면 된다는 말씀이시죠?'라는 식으로 하게 되면 실수를 줄일 수도 있다. 이는 전화뿐만 아니라, 상사의 업무 지시를 받을 때에도 좋은 방법이다.


'왜'가 더 중요할 수도

가끔 자료 요청 전화를 받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회사라는 조직이 보수적이고, 사일로가 심한 회사들도 많다. 이럴 경우에 마음대로 자료를 전달해 주었다가는 팀장이나 임원에게 제대로 깨지는 경우가 생긴다. 자료 요청을 받았다면 그것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쓰이는지는 반드시 확인해서 보고를 해야 한다. 전화로 급하게 요청하다 보면 대외비나 중요한 자료들을 급히 보내버리는 실수를 할 수 있으니 꼭 '왜'를 확인해야 한다.


전화는 상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표정을 파악할 수 없다. 최대한 공손하게 통화를 하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 기본이다. 신입사원이라 잘 모르는 경우에는 빨리 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전화를 돌리는 것도 방법이다.


굳이 잘해 보겠다고 전화기 끌어안고 있다가 사고 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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