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플레이(Winterplay)
눈은 가만히 아래로 내리는 것이 아니었다.
창가에 서서 바라보니
눈은 허공 속을 서성이고 있었다.
전하지 못한 말들이
입안에서 맴도는 모양으로
저 눈발도 허공에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 원을 따라 그리다 보니
가슴 한구석에 애써 정리해 둔
지난 감정과 기억들이 한데 섞이고 있다.
그렇게 가슴에 고인 추억이란 물감으로
저 하얀 도화지 같은 눈밭에
누구의 이름을 그려 볼까?
그리운 이름 남김 없이 써 보라고
저 눈은 계속해서 새 도화지를 깔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