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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

리얼스멜(Real Smell)

by 박재우


일요일 밤엔 잠이 오지 않는다.

주말의 꽁무니를 잡고 버티다 보니
졸음도 달아나 버렸다.


월요일.

아침부터의 일과를 그려 보니,

더 놀다 자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월요병의 역사는
학창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월요일 애국조회.

줄 맞춰 꼿꼿이 운동장에 박혀
훈화 말씀을 듣는다.

귀가 따갑도록.


어느 공공기관지의 화려한 연혁처럼

그저 그렇고 의미도 없는 페이지를
뻔하디 뻔한 이야기들로
월요일 아침마다 채워 넣었던 기억.


그렇다.

월요일은 일주일의 양장 표지다.

형식적임,

무거움,

진지함,

숨가쁨이
하나로 합쳐져

쓸데없이 두꺼워져 버린 하루다.


별수 없다.

본문을 보려면 표지부터 넘겨야지.

표지만 넘어가면
본문은 술술 읽힐 거다.

비록 일요일 밤에

두꺼운 뒤표지를 덮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고,
우선 힘차게 오늘을 시작해 보자.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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