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위험 속에서도 제가 사는 이 곳 캐나다는 "New Normal"이라는 슬로건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9월 아이들 넷은 모두 학교로 돌아가서 너무 즐겁게 학교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예전 '마스크'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않고 지냈던 사회적 분위기는 사라지고 '마스크'는 이제 곳곳에서 필수적인 조건이 되어 사람들의 삶에 자리 잡는 중입니다.
학교에서도 복도에서는 '마스크'를 무조건 써야 하고 교실 안에서도 개인의 선택에 따라 마스크를 벗지 않아도 됩니다. 공공장소와 대중교통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커피를 파는 스타벅스조차도 마스크 필수라는 안내문을 내걸었습니다.
대중교통 시 마스크 필수라는 안내문이 내걸린 skytrain(전철역)
이렇게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이 생활에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저는 금년 9월 학기 다시금 고등학교 졸업장 따기 프로젝트를 이어갑니다.
2020년 2월부터 5월까지 처음으로 도전한 English 12는 B라는 성적을 거두며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9월 중순부터 12월까지 과학 과목 중 하나인 생물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기초 수학을 듣기 위해 수강 신청을 했는데, 인원이 모자랐는지 수업 자체가 취소되어 버렸다는 연락을 받고원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과학을 먼저 듣게 되었답니다.
생물은 제가 고등학교 때 제일 좋아했던 과목이기도 했고, 한국에서 고작 2년을 다니긴 했지만 나름 '생명과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하고 들어간 대학인지라 겁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쉽지 않네'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코로나로 인해 일주일 중 대면 수업은 한 번으로 잡히고 다른 한 번의 수업은 온라인 강의를 듣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상황 속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며 준비된 수업은 엉성하기 그지없습니다. 결국은 모자란 부분은 스스로 채워가야 하는 분위기랍니다.
대면 수업을 위해 간 학교. 책상 하나당 학생 한 명만 앉아야했다. 한 책상에 학생 3명까지 앉을 수 있는 과학실 책상에서..
게다가 고등학교 12학년 한 해 동안 배울 내용을 3개월 안에 배우려니 진도 나가는 속도는 엄청 빠르답니다.
그리하여 저는 또 밤에 책상에 앉아 사전과 교과서, 선생님이 나눠준 프린트물과 EBS 교육 방송을 유튜브에서 찾아 들어가며 소위 말하는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모드로 돌입했습니다.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은 역시 한국이 '짱'입니다. EBS가 얼마나 잘 나와있는지 생물이면 생물! 화학이면 화학! 모르는 부분을 검색하면 그에 맞는 검색 결과가 마법처럼 나타납니다.
짧은 시간에 나가는 진도는 양이 많고 과제 또한 많다. 덕분에 공부에 게을러질 겨를에 없다.
게다가 한국말로 듣는 설명은 얼마나 찰지게 귀에 박히는지.. 한국말과 영어로 동시에 용어를 익히며 그 어느 때 보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되어가는 중이랍니다.
12월까지 갈 길이 먼듯하지만, 이제 어느덧 제 인생도 제법 속도가 올라간지라 이 시간이 금방 지나갈 듯합니다.
시간 아깝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열심히 해서 아이들에게도 '열심히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