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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 생활-발표 수업을 준비하는 아이

한글을 소개한다는 딸의 발표 준비를 바라봅니다.

2020년 9월 8일 개학을 하며 시작된 학교는 어느새 한 달이라는 시간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매년 9월 말, 학교가 시작되고 학교 생활에 적응할 즈음이면 어김없이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선생님이 만나서 상담을 하는 시간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금년 상담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왔답니다. 이메일로 상담 시간을 예약하는 링크가 보내졌고, 예약 시간에 맞추어 상담을 할 수 있는 링크가 왔습니다.


하필 정해진 날짜가 일을 하는 날이라 스케줄이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돌아와 오래된 노트북을 켜고 앉았습니다.

컴퓨터가 느긋하게 저만의 속도로 일을 하는 동안, 만나야 할 선생님들이 3분이나 되는 저는 혼자 마음이 조급해 발을 동동 굴렸답니다.


그렇게 시작된 3분의 선생님과 막내부터 둘째까지, 그들을 위한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 약 반학기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던 아이들을 위한 학교의 배려인지, 둘째와 셋째는 작년과 같은 담임 선생님과 1년을 더 보내게 되었습니다.

막내는 새로운 담임 선생님을 만났지만, 큰 아들을 맡았던 선생님이라 이미 안면이 있었기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학교에 적응을 잘하여 저마다의 특성을 내비치며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답니다. 특별히 마음을 쓰고 힘을 쏟아야 할 아이들이 아니기에 저는 참 네 명의 아이들을 가졌음에도 얼마나 감사한지..


특별히 금년에 6학년이 된 둘째는 작년 한 해 동안 발표 수업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그렇게 밝고 사회성이 좋은 아이임에도 앞에 나가 사람들 앞에 선다는 게 쉽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런 아이를 이미 알고 계셨던 선생님이 먼저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번 일 년간 우리 둘째가 조금 더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선생님의 목표라 합니다.


"세컨더리에 들어가면 발표 수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리 연습하면 아이에게 참 좋답니다"

라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마음으로 아이를 준비시켜 주시는 선생님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를 강요하는 것은 아니고 아이가 스스로 좀 더 도전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선생님의 의지라는 것입니다.


벌써 자유롭게 원하는 주제를 가지고 발표해 볼 사람 있냐는 질문을 던지셨고 그 와중에 우리 둘째 아이가 해 보겠다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한글에 대해 파워 포인트 슬라이드를 만들겠다는 딸아이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 아이는 어떻게 한글에 대해 준비를 할 생각을 했는지 참 기특하기만 합니다.

둘째가 제작하고 있는 한글에 대한 PPT
어디서 골라왔는지 사진도 제법 멋지게 잘 골라오 듯 합니다.

1시간가량 선생님들과 함께 한 온라인 상담을 기분 좋게 마쳤습니다. 이번 한 해는 같은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두 아이 덕에 좀 더 구체적인 문제점과 도울 점에 대해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퇴근 해 돌아오니 둘째가 컴퓨터 앞에 앉아 한창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며 흘끗 본  피피티는 제법 모양을 갖추어 가고 있는 듯합니다.


자기가 못하는 것을 알고 도전하려는 둘째가 그저 대견스럽습니다.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한국의 언어인 한글이라니요!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유창한 영어로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전달한다고 생각하니 그 어떤 것보다 뿌듯한 마음이 가득한 날입니다.


친구들 앞에 서서 씩씩하게 발표를 잘 끝내 수 있게 용기와 지혜를 달라 기도해 봅니다.

우리 둘째 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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