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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등록 순번이 오다.

캐나다의 백신 등록

며칠 전 운전을 하며 뉴스를 듣는데, 백신 업데이트 소식이 흘러나왔다. 4월 16일 금요일에는 45세~50세의 사람들이 백신 등록이 가능하고, 4월 19일 다음 주 월요일에는 40세~45세 사람들의 등록을 받아준단다.

코로나 백신 접종 등록 사이트 페이지

등록을 한다고 바로 맞으러 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등록을 하는 사람들은 순서가 돌아왔을 때, 바로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날짜와 시간을 정해 연락을 준다 한다.


작년 12월에 백신이 처음 접종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나이 순서가 다가왔다.

첫 백신이 풀리면서 고위험군인 병원 관계자들과 노인분들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약 5개월 전만 해도 남의 세상 같았는데, 막상 3일 뒤면 등록이 가능하다는 날을 받아놓으니 삼 더 고민이 생긴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한다, 안 한다의 의견은 캐나다 안에서도 분분한 거 같다. 어느 오전, 수업 시간에 흘러나온 코로나 백신 이슈는 선생님과 학생들의 토론의 한 주제가 되어 많은 의견이 오고 갔었다.


세상은 코로나 전, 후의 세상으로 바뀌었다. 코로나 후의 세상은 이제 백신의 투약 여부가 삶의 한 영역이 되어 논란의 중심으로 떠들썩 해 질 듯하다.


의학적인 이슈와 건강 상의 이유로 백신 접종이 더 위험해지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코로나 백신의 여부는 일상의 당연한 삶의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회사들은 직원들의 코로나 백신 접종 유무를 고용의 필요조건으로 두는 것이 바른 일인지, 개개인이 가진 건강상의 이유로 접종이 불가한 직원들의 선택 여부를 얼마만큼 회사에서 간섭이 가능한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800명~900명대를 오갔던 하루 확진 자 수는 3월 30일 이후로 하루 1000명대를 오가더니, 어느 순간, 이 곳 BC주 최다 하루 확진자 수를 갱신하고 있다.


백신 접종 인구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은 느긋해지는 것일까?


오늘 시험이 끝난 뒤, 신랑과 함께 산책을 나갔다. 하루에도 10도 이상의 일교차를 보이는 날씨 덕에 낮에는 어느새 22도를 훌쩍 넘는 온도를 가진, 초여름 같은 날씨에 마스크를 쓰고 걸으니 뜨거운 입김에 숨이 더 가빠오는 기분이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거리에 사람들은 더 줄어든 기분이지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마스크를 쓰고 걷는 이들은 우리뿐인 듯 찾을 수 없다.


더워지는 날씨가 원인일까? 백신의 효과인 것일까?

그래서 하루 확진자 수는 매일마다 천명을 넘어대는 것일까?


집에서 도보로 2분 거리인 담벼락 뒤에 슈퍼마켓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그리고 4월 14일부터 10일간 문을 닫으라는 Health Canada의 명령이 떨어졌다.


지난 주말엔 아이들 세명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연신 날아오는 알림 이메일을 확인하느라 손가락과 눈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고, 그에 연관된 반들은 전부 등교를 하지 말라는 안내였다.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상관이 없어서 계속 학교를 나갔지만, 확진자와 접촉이 있었던 반들은 텅텅 빈 교실을 만들어 주었던 시간을 보냈다.


지금 이 곳은 3차 파동을 겪고 있다. 확진자 수의 50프로 이상이 코로나 변종 확진자라 하니 이것이 3차 파동이 아니면 무엇일까?


오늘 금요일, 컴퓨터 앞에 앉아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남편은 코로나 예방 접종을 등록했다.

교회에서 라이브 방송을 맡아 계속 예배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남편에겐 불가피한 필수접종이라고 생각을 한다.


코로나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연신 공익 광고를 하며 수고하는 나랏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주 화요일, 온타리오에서 처음으로 백신 부작용 증상인 "혈전"을 보인 사람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 와중에 버나비시의 한 약국에서 약 10명의 사람들에게 유통기한이 3일 지난 백신을 투약한 실수도 저질러졌다.


겨우 3일이라 큰 부작용은 없을 거라 하지만, 혹시 모르니 백신을 다시 맞으라는 권고가 10명의 사람들에게 전해졌단다.


곧 올 월요일 나는 앉아서 심각하게 백신 접종 등록을 할 모습을 상상해 본다.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현재 전 세계가 마주한 전염병의 위험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 개인의 선택이 도덕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 나를 위한 선택으로 접종을 안 할시, 내가 사회의 누군가에게 미칠 수 있는 전염병 전달의 여파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면, 이 백신 접종은 과연 개인의 선택으로 자유의지가 온전히 부여될 수 있는 걸까?


며칠 뒤면 올 나의 백신 접종 등록을 앞에 두고, 생각이 참 많아지는 하루를 보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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