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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Community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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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은 캐나다에서 Low Income Family에 들어간다.

저임금 가정이다. 이런 부류에 속한다고 해서 부끄럽거나 숨기고 싶지 않다. 스스로 내 삶에 만족하지 않아서 더 열심히 살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내 삶이 남들이 보기에 부족할 뿐이지 가진 게 많은 삶을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풍족하게 살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사는 저임금 가정들의 힘든 생활을 보면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캐나다의 복지는 그만큼 잘 되어 있다.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풍족하게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달 그 달 굶지 않고 살게 도와준다. 이 곳에 와서 사는 모든 이민자들이 풍족하게 살고 있지는 않기에 난 언제나 힘든 가정들을 보면 이 곳의 복지가 감사한 일이라고 위로해 주곤 한다.


처음부터 내 의견에 동감해 주시는 분들은 없었지만, 살다가  힘든 경제적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면 나의 이 말이 가장 공감되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 곳의 복지는 학교 생활에 마저 속속히 들어가 있다.

오늘은 학교에 있는 Comminity Office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모든 학교에 다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Elementary에는 Community Office가 있다.


그리고 이 곳을 담당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나는 이 분의 핸드폰 번호를 알고 있을 정도로 제법 가깝게 지내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거 아니었다. 아마 아이가 넷이나 되어서 더 그런 기회가 생긴 듯 한 기분이 들지만, 이 분의 도움은 아주 많은 가정에 전해지고 있다.


우리 가정뿐 아니라 학교에 속한 많은 Low income family들이 이 분의 도움을 통해 행복을 느꼈으리라 믿는다.


Community Office는 학교에서 작고 크게 이루어지는 행사들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 활동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보통 여러 회사나 기관들 그리고 학교 어머니회의 도움을 받아 크고 작은 행사들을 주관하기에 학교에서 하는 역할이 꽤 크다고 할 수 있다.


여름 방학 때마다 아이들의 학교에서는 서머스쿨 대신에 커뮤니티에서 운영하는 여름 캠프가 개설이 되곤 했다.

이런 Summer Camp는 시에서 운영하는 보조금을 지원해서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에서 운영되는 보조금에 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자세히 설명해드리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저임금 가정에 대한 정보는 속한 시에 보조금에 대한 신청이 들어가면 학교와 연계되어 정보가 들어간다고 추측하고 있다. 사실 한 번도 그 사실관계에 대해선 자세히 알아보지 않았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 시에다가 신청하는 선물 보조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곳에 간 정보가 학교로 다 전해지는 거 같다. 학교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경제 상황을 말씀드린 적도, 이야기할 기회도 없었는데, 매년 학교 Community office를 통해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집으로 선물이 온다.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약 100불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항상 전해받고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 종종 스폰서를 받은 일이 생기면 저임금 가정으로 물건을 배달해 주기도 하고, 아이들을 통해서 물건을 보내주기도 한다.


작년에 코로나로 한참 힘든 시기 때는 시리얼과 캔 음식 등이 갑자기 집으로 배달되기도 했다.


약 2주 전, 갑자기 학교 Community에서 연락이 왔었다. 전해줄 물건이 있다길래, 크지 않으면 둘째 딸을 통해 전해 주길 부탁드렸더니, 그 날 집에 온  딸아이 손에는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카드와 함께 초콜릿 쿠기를 만들 재료와 화분 그리고 작은 화장품과 마트 기프트 카드가 50불어치 들어있었다.

스폰서를 받을 때마다 이렇게 챙겨서 보내주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아이들은 집에서 초콜릿 쿠키를 만드는 베이킹 시간을 가졌고, 화분에 콩을 심어 새싹이 자라는 즐거움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카드 안에는 받은 선물을 즐긴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스폰서들에게 전해주겠다는 내용이 들어있어서(얼굴이 찍힌 사진을 보내지 말란다.) 이렇게 사진을 몇 개 찍어서 보내주었다.


코로나 덕에 아이들의 방과 후 활동이나 여름에 운영되는 서머스쿨의 참여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서 신청하기가 힘들다 한다. 근데 이런 수업 신청이 시작되기도 전에 커뮤니티 오피스 선생님은 항상 개인적으로 전화를 주신다. 우리 아이들에게 먼저 기회를 주려 한다면서, 각 학교에서 15명만 참여할 수 있는 서머스쿨에 한 명만 넣어준다고 말이다. 보통 형제자매가 이미 등록되어 참여하고 있으면 보통 밑에 어린 형제자매들은 등록을 받아주니까 한 명이라도 확실히 자리를 주겠다는 제의였다.


너무 고마운 제의였지만, 코로나가 점점 심해지는 현실을 생각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가득 담아 거절을 했지만, 이렇게 전화로 챙겨주실 때마다 고마움이 항상 넘쳐난다.


가끔 점심 도시락을 집에 고이 놔두고 가는 아이들이 있는데, 커뮤니티 오피스에 가면 점심 대신에 먹을 수 있는 간식을 제공해준다. 우리 둘째 아들도 종종 이용하는 서비스다. 정신을 안 차리고 점심을 잊는 건지, 엄마의 음식보단 커뮤니티의 음식이 먹고 싶은 건지 그 마음은 알 수 없다.


항상 이곳에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comminity officer의 마음이 이 곳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나에게 참 소중한 존재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도 자유롭게 이 커뮤니티 사무실을 오가며 소통하는 모습이 편해 보여 좋다.


개인적으로 복지라는 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은 이웃과 나눌 수 있는 마음을 실천해주시는 이들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겨울, 학교에서 온 연락을 받을 후, 배달된 스파게티 재료가 우리 가정에 따스한 저녁 한 끼를 제공한 것처럼, 복지는 나라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든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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