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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 생활-점심

도시락 챙겨가세요.

한국서 학교를 다닐 때, 고등학교서부터 급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한참 도시락을 싸 갖고 다녔는데, 어느 날부터 시작된 급식에 엄마의 일이 한결 수월해졌었던 기억이 난다.


캐나다는 급식이 없고 혹은 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급식이 없다.

그래서 항상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마다 6시 30분에 일어나 도시락을 만든다. 4개씩~

어떻게 4개나? 싶은데 솔직히 하나보다는 4개가 더 쉬운 기분이다. 도시락 하나를 위해 사야 하는 재료보다는 재료 사서 4개를 만들면 뭔가 더 아깝지 않기 때문인 듯싶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다 보니 아이들도 샌드위치보다는 주먹밥, 삼각김밥, 볶음밥, 유부초밥 등 밥으로 만든걸 더 좋아한다. 근데 또 캐나다인(아이들은 전부 여기서 태어났다.)이다 보니 파스타, 피자, 핫도그나 마카로니 앤 치즈도 참 좋아한다.


이렇게 써보니 도시락 옵션이 많구나 싶다.


도시락 4개를 준비하고 출근 준비를 하는 나로서는 사진 찍을 겨를이 없지만 오늘은 특별히 조금 신경을 써서 도시락을 찍어보았다.

주먹밥 도시락. 밥에 우엉과 샐러리, 당근을 잘게 다져넣었다.

매일마다 도시락을 준비하면 다음날 준비해야 할 도시락 때문에 머리에 쥐가 나는데..

이런 기분을 아는지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핫런치라는 것을 마련해 준다.


핫런치는 글자 그대로 점심을 따스하게 대접한다는 거다. 물론 무료가 아니라 돈을 내야 한다.

작년까지는 핫런치 메뉴에 디저트와 음료가 포함되었는데 금년부터 오더 방식이 웹 오더로 바뀌면서 모든 것들이 다 추가 옵션이 되어버렸다.


이번 9월부터 12월 첫 학기 핫런치를 오더 하면서 작년보다 더 가격이 상승했음을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작년에는 메뉴가 평균 $5.5 선에서 디저트와 음료가 포함이었다면, 금년에는 메인 음식 가격이 $2~$5 사이면서 디저트와 음료가 각각 $1~$1.25로 추가 옵션이 되어버렸다. 결국 디저트와 음료까지 합하면 한 끼 가격이 기본 $4.5~$8 정도로 상승해 버린다.


처음엔 생각 없이 추가 옵션을 넣었다가 마지막에 총금액을 보고 깜짝 놀라 아이들에게 메인 음식만 준비를 해 준다 말하고 간식과 음료는 따로 집에서 준비를 해준다고 했다.


그렇게 아껴도 3개월, 일주일에 한 번씩 나오는 핫런치를 4명의 아이들을 위해 각각 준비해 주니 $180 이 훌쩍 넘어버렸다.


이렇게 비싼데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편하고 싶어 나는 과감하게 카드를 긁었다.


이 핫런치 요일은 학교마다 다른다. 그리고 어떤 학교는 한 달 내내 핫런치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


핫런치 메뉴

피자데이, 핫도그(치킨 핫도그)데이, 서브(샌드위치)데이, 일본식 테리야끼 메뉴(면이나 밥), 스시 롤(캘리포니아 롤 등 선택), 하와이 포케 메뉴, 햄버거 데이, 화이트 스팟(햄버거나 파스타 선택) 등이 있다.


아이들의 점심시간은 총 1시간이다.

40분은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놀아야 한다. 무조건이다. 학교에서 교실 문을 잠가 버리고 못 들어오게 한다.

40분이 지나면 아이들이 들어와서 20분 동안 점심을 먹어야 한다.


이게 뭔 소리가 하니 원래는 반대였단다. 20분 먼저 먹고 40분은 밖으로 내보냈는데, 아이들이 나가 놀려는 마음에 점심을 제대로 안 먹으니 먼저 40분 놀고 들어와서 점심을 먹는 걸로 바꾼 거란다.


**처음에 썼던 내용에서 시간을 수정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한국말을 잘 못하고 저는 영어를 잘 하지 못하니 제가 아이들 말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있었네요. 40분 중에 20분이라고 생각했는데 40분이 전부 노는 시간이고 후에 20분이 점심 식사시간이라고 말을 해서 다시 글 전체 시간을 수정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처음 킨더를 갔을 때 20분 만에 밥을 제대로 먹질 못해 도시락을 항상 남겨오곤 했다.

지금 1학년이 된 막둥이는 아직도 반 정도는 남겨온다.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요령이 생기는데, 점심 전에 있는 리세스 시간에 밥을 나눠먹기도 한다.

캐나다 학교 생활이 전혀 없는 나는 첫 딸을 학교에 보내고 이런 생활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벌써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 아침에 점심을 뭘로 만들지 또 고민이 된다. 내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냉동만두를 튀겨서 넣어줄까 싶다. 내일만 준비하면 금요일 핫런치 날이 오니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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