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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학교 생활 - Recess(쉬는 시간)

폭우가 내리지 않는 한 밖으로 나가세요.

**저의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입니다. 모든 정보는 경험을 기반으로 작성했고 같은 캐나다라도 지역별로, 학교별로 운영체제가 다르답니다.**


50분의 수업이 끝나면 10분의 휴식시간이 쉬는 시간이었다. 벌써 20년이 지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면 매 과목마다 쉬는 시간을 10분씩 주었던 거 같다. 물론 우리 아이들은 아직 Elementary(초등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과 비교하는 게 말이 안 되지만, 캐나다에서 학교생활을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처음 리세스 시간을 아이가 와서 이야기할 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엄마, 리세스 시간에는 무조건 밖에 나가야 해요."

"엄마, 비가 오는데 리세스 시간에는 무조건 나가야 해서 교실 문을 선생님이 잠그셨어요. 그래서 계속 비 맞고 있었어요."

"엄마, 비 맞기 싫어서 교실 앞, 비 안 맞는 곳에서 리세스 시간에 계속 서 있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커뮤니티 학교라 근처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사이즈가 제법 크다.

딸아이가 처음으로 킨더가든(유치원)을 들어가서 집에 오면 항상 리세스에 대해 저렇게 말을 했다. 엄마 입장에서는 우산도 없는 아이들이 저 리세스(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서 비를 맞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캐나다는 학교에 공식적인 쉬는 시간 - 리세스 타임이 2번 있다.

첫 번째 쉬는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에 15분 동안!

두 번째 쉬는 시간은 °°점심시간과 연이어 40분 동안!

**지난번에 올린 학교 생활 점심 편에서 점심시간을 15분으로 명시했는데 딸과 다시 한번 정확히 확인을 하니 식사 시간은 20분이고 40분은 리세스 시간이라고 하네요. 수정을 하여 이해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40분을 놀고 들어와서 20분동안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이 시간은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한 학교 전체 학생들이 나가서 놀아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커뮤니티 스쿨(Community school)이라서 초등학교 중에서는 사이즈가 좀 큰 편이라 학교에 놀이터가 3군데 있다. (커뮤니티 스쿨에 대해서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려드리면 좋을 듯싶다.)

저학년 아이들 교실 옆에 있는 놀이터

학년은 Kindergarten to Grade 3- Primary(저학년)

Grade 4 to Grade 7 - intermediate(고학년)로 구분이 되어서 학교 건물에 primary class와 intermediate class가 구분이 되어 있다.

그래서 저학년 반 쪽에 있는 놀이터는 보통 저학년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고학년용 놀이터는 좀 더 큰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 두 놀이터 사이에 5살 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다. 이렇게 나잇 별로 있는 것은 5살, 킨더를 가기 전에 어린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학교 안에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왜 아이들은 무조건 나가야 하는 걸까에 대해서 내가 납득할 만한 기회가 생겼다. 막둥이를 데이케어에 보내 놓고 선생님이랑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대화 중 캐나다 교육부에서 정해놓은 교육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학교 수업 일과 중 일정 시간은 아이들이 밖에서 활동을 하는 시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왜 문까지 잠가가며 아이들을 밖으로 내모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을 했다고나 할까? 아이들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 나라의 마인드가 있기에 교육 과정의 일부분으로 아이들의 야외 활동을 무조건 적으로 시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9월부터 시작되는 학기는 이 캐나다 서부 지역에 날씨와 맞물려 학업하는 동안 아이들을 비와 함께 생활하도록 하게 한다. 그리고 학교는 폭우나 태풍이 오지 않는 이상, 아이들이 비를 맞으면서도 야외 활동을 하도록 권면해 추운 날씨에도 아이들이 강하게 커 갈 수 있는 체력을 기르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이들이 저학년일 때, 비를 맞고 오게 되면 감기에 자주 걸리기도 해서 학교를 결석하는 일이 자주 생겼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갈수록 면역력이 강해지는 덕분인지 아무리 비를 맞아도 그렇기 쉬이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리세스 시간에는 아이들이 밖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을 좋아하는 남학생들을 친구들과 짧게라도 축구와 같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 학교는 등교 시간이 8시 52분이다. 8시 50분도 아니고 9시도 아니고 8시 52분이라는 게 좀 웃기지만 이것도 나름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하교는 오후 3시이다. 약 6시간의 학교 시간 동안 공식적인 쉬는 시간이 2번이라는 것이 신기하지만, 그만큼 학교 수업이 타이트하지 않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가끔 볼일이 있어서 학교 시간에 방문을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각 반마다 선생님의 따른 스케줄이 다르고 음악 수업과 체육 수업 등이 있어서인지 항상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복도를 볼 수 있어서 정확히 학교의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를 못 느낀다. 사립으로 공부를 타이트하게 시키는 학교가 아닌 이상 공립은 다 비슷하기 때문이다. 학교의 분위기도 교장이 어떤 마인드를 가진 분인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학교 분위기는 교장의 마인드에 의해서 결정된다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유달리 특출 나지도 그렇다고 엄청 말썽꾸러기들도 아닌, 아주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인데 학교 가는 것을 엄청 좋아한다. 학교 가면 공부하는 것보다 노는 게 더 많아서 그런 듯싶다.

작년 가을, 떨어진 낙엽을 주워서 노는 우리 아이들. 땅에 굴러다니는 낙엽만으로도 웃음이 끊이지 않고 재미있게 놀았다.

금년에 6살 된 막둥이도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작년에 처음 킨더를 시작하고 학교 어떻냐고 물어보면 우리 아이는 싫다고 대답했다.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너무 밖에 자주 나가서 놀라 그래"였다.

4살 때, 데이케어를 다녀도 낮잠을 잘 안 자던 녀석이, 킨더에 가서 한동안 엄청 피곤해했다는 웃픈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난다.


추가적으로 아이들이 밖에서 나가 노는 시간 동안 아이들을 보고 있는 분들이 배치되어서 혹여나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고에 대비하고, 아이들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지 않도록, 이미 생겼으면 그 상황에 대해 중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런 분들은 교육청에서 정식적은 채용과정을 거쳐서 채용되신 분들로, 아이들을 보는 일이기 때문에 범죄기록까지 다 체크를 받으신 분들이다.


혹여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각 시 교육청에 들어가서 Careers 메뉴에 들어가시면 구인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보통 아이들과 관련된 경력이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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