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ENTP
MBTI를 처음 해 본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아주 찰나의 ENFP 시기를 빼고는 줄곧 ENTP인 나. 한글 패치 MBTI 검사가 나왔다길래 룰루랄라 검사를 해봤는데, 역시나 엔팁이 나와버렸네. 이쯤되면 앞으로 봐도 옆으로 봐도 뒤로 봐도 위에서 봐도 아래서 봐도, 확신의 엔팁이 맞는 거겠지?
그래도 요즘 프리랜서 생활을 접고 9 to 6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어서 그런지 전보다 계획성 부분이 좀 더 높아졌다. 지난 번 유료 검사 때는 아주 그냥 꽉찬 P를 받았었는데, 이 번에는 J 35, P 65가 나왔다. 우리 모두 주어진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인간인지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인듯 하다. ENTP가 E 유형 중 가장 내향적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E와 I는 반반 정도 수준. 나이가 들면서 일정 부분 더 외향적으로 변하는 면도 있지만 (내 감정 표현에 더 솔직해짐), 일정 부분은 더 내향적으로 변하기도 하는 나다.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나를 확신의 I라고 생각하던데 (말이 별로 없어서), 그 건 부끄러워서 그런게 아니고 나 나름대로 상대방을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거다. 그 사람이 쓰는 단어, 말투, 태도, 살아온 모습과 가치관 등을 찬찬히 듣고 그 사람에 맞춰 대화를 하려는 시도. 그래서 어떤이에게 나는 따뜻한 상담자의 모습이 되기도 하고, 어떤이에게 나는 차가운 도시여자가 되기도 하며, 어떤이에게 나는 뜨뜨미지근한 노잼형 인간이 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누굴 만나도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나는 확신의 '절대 닥치지 않는 유형'.
우연히 보고 빵터진 내용. 진짜 내 속마음이 딱 이렇다. 누가 내 욕을 하거나 험담을 하거나 미워하면, 겉으로는 신경쓰는척 하지만 속으로는 딱 이렇게 생각하는 편. '니가 뭔데 나를 싫어해?', '감히?', '나보다 못났으니까 부러워서 그러겠지.' 요즘 이런저런 일이 많았는데, 지금도 이렇게 생각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중이다.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칼같은 성격은 정신 승리와 마음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아무튼, 또 한 번 확신의 엔팁임을 깨달은 수요일 아침. 딴짓 그만하고 일하자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