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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사랑해 Jun 07. 2021

아들의 매니저를 하며

저번주 목금은 셋째가 아산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보통은 수요일 저녁에 남편이 셋째를 데리고 시가에 갔다가 이틀연속 병원을 다녀오고 금요일에 집으로 오는데, 둘째와 셋째를 데리고 갔다가 목요일 오후에 회사에 가야해서 집으로 혼자 집으로 돌아왔다.

이틀연속 시가에 있다 금요일에 오는 날엔 차가 없어서 첫째랑 데이트를 하는데 제약이 컸는데 이번에는 차가 있어서 어디를 갈까 계속 고민하다가 첫째 아이가 가기 좋은 키즈카페를 찾았다.

평소에는 다양한 연령대 특히 셋째도 놀기에 괜찮은 키즈카페를 찾다보면 첫째는 조금 시시할 수도 있는데 이번엔 첫째랑만 가야하니 첫째가 즐거워할 곳으로 찾아 갔다.


키즈카페 가서 넷째를 안고 첫째를 따라다니며 잘 놀고 있었는데

트램폴린에서 뛰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아이를 돌보는 일은 꼭 필요한 일임에도 노동의 댓가가 쥐어지지않다보니 내가 하찮게 느껴졌다.

아이를 키울 때 보호자는 꼭 필요한 존재다.

그래서 부모 중 하나 혹은 조부모 그것도 안되면 믿을만한 사람을 구해서 주양육자라는 이름을 붙이고 아이를 키워야한다 아이가 커서 혼자 밥 먹고 똥 잘 닦고 혼자서 씻더라도 아이를 지켜보는 눈은 필요하다

자조활동이 된다고 더이상의 보호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건 미성년자라고 불리는 성인이 되기전까지는 그렇다 

누군가는 꼭 해야하는 일을 내가 하고 있는데 시간을 허투로 쓰고 있다는 생각

내가지금 이 시간에 병원에서 일을 하면 얼마를 벌텐데하는 가성비(?)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육아는 행복이 아니라 고행이 된다

주양육자가 즐겁고 행복하게 육아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는 이 일이 능력이 없어 집에서 놀아 시간이 남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니라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어야한다 지새끼 지가키우는데 왜그래야하냐고 묻는다면 주양육자가 행복해야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된다 국가가 출산율을 높이기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들이 커서 사회에 쓰임이 되는 존재가 되길 바라서다 그럴려면 아이를 '잘' 키워야한다 마음과 몸이 건강한 아이로

그건 우리 모두의 숙제다 내 아이도 건강히 잘. 남의 아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도록 어른들이 한 마음이 되어 돌봐야하는 것


남편은 말한다 나는 정말 아이를 위해 사는 사람 같다고

실제로 아이와 뭘 하면 좋을까 뭘 할까 어디를 갈까 거의 대부분 그 생각만 하고 그걸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


미래를 생각하면 걱정이 된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바라는 것 원하는 것들을 해주고 싶은데

경제적 여유가 될까


남편이 직장상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은 야근을 많이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실제로 우리는 양가부모님 도움 일절 없이 키우고 있다

남편이 야근을 하면 그만큼 나의 독점육아의 시간이 길어진다


직장상사가 말을 했다

이미 아이를 많이 낳은 건 회사에 그만큼 본인 할일만큼은 한 셈이라고

결국 회사에서 만든 제품을 사는 사람은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라고

회사가 아무리 잘 나가더라도 결국 그 물건을 살 사람이 없다면 망하는 거다


누구 엄마가 아닌 내 이름 석자로 인정받고도 싶고

사남매엄마로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도 싶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 길을 선택했는데

아이 하나가 아프다보니 발목이 묶인 채로 살아간다


웃을 때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경기 할 때나 발달이 너무 느린 모습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건강하게 낳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희망이 깃들기보단

두려움부터 앞선다


능력도 없이 아이를 낳은 건 아닌지

그래서 아이들이 나중에 원망하진 않을지....

오늘도 베갯잇을 적시다 잠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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