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부분 손에 모바일 폰을 들고 다닙니다. 이젠 그야말로 신체의 일부분이죠. 처음 새 폰을 손에 쥐면 마음도 같이 설렙니다. 이것저것 만져보고, 둘러보고 하죠.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도 깔아보고, 새로운 기능도 설치해 봅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 깔린 앱도 많아지고, 안 쓰는 앱도 많아지고, 폰은 점점 느려집니다. 그럴 땐 리셋이나 초기화로 새 폰의 기분을 다시 느껴볼 수 있기도 하지요. 액정이 깨지거나 하는 물리적인 결함이 아니라면 말이죠.
우리들 삶은 어떨까요. 우리 삶에 리셋은 없지요. 우리 삶에 초기화는 없습니다. 어찌 일이 생겨도 그대로 감내하고 해결하며 살아야 하지요. 계획대로 안 되기도 하고, 첫발부터 엉키기도 합니다. 좀 억울할 때도 있고 답답할 때도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우리에겐 조상들이 전해 준 한 번의 찬스가 있습니다. 바로 설날입니다. 새해 첫날 1월 1일, 우리는 한 해 계획도 세우고 새해 다짐도 하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하지만 우리 마음이, 우리 결심이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만은 않기에, 많은 결심이, 계획이 흐트러져서 속상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다시 시작하라고, 그럴 때 다시 결심하라고, 다시 새해라 합니다. 한 번의 기회를 주는 다시, 새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