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Feb 25. 2021

정월대보름 귀밝이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정월 대보름입니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면 부럼도 까먹고, 귀밝이 술도 한잔하고, 올 한 해 풍년을 기원하며 이런저런 행사들이 많았지요.
올해는 사람 모이는 일은 어찌 못하겠지만, 달을 보고 바라는 기원은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럼 깨 먹기와 함께 보름날 아침엔 귀밝이 술을 한잔 하던 풍습도 있었답니다.
이명주라 하여 이 술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져서, 한 해 동안 기쁜 소식만 듣게 해 달라는 기원이었다 합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귀도 어두워집니다.
말은 줄이고 듣기를 많이 하는 지혜가 커져야 할 때에, 오히려 목소리는 커지고 귀는 어두워집니다.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내 주장만 커져가나 봅니다.

대보름의 아침에, 선조들이 전해주는 귀밝이술 한 잔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이 귀밝이술 한 잔으로,
세상의 기쁜 소식도 많이 듣고,
세상의 지혜로운 이야기도 많이 듣고,
내 반대편의 이야기도 끄덕이며 들어주고,
각자의 신이 주시는 은총의 목소리도 새겨들어서,
올해는 내가 떠드는 소리보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밝은 귀를 갖게 되길 소원해 봅니다.

귀밝이술 한 잔 건배합시다.
세상 모든 곳에서 지혜로운 당신의 귀를 위하여!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최선을 다한 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