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따뜻하게 구워진 공기의 색깔들
멋지게 이륙하는 저녁의 시선
빌딩 창문에 불시착한
구름의 표정들
발갛게 부어오른 암술과
꽃잎처럼 벙그러지는 하늘
태양이 한 마리 곤충처럼 밝게 뒹구는
해질녘, 세상은 한 송이 꽃의 내부
해질녘 - 채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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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교보글판에 쓰여진 채호기님의 시 해질녘입니다.
통상적인 계절이라면, 이 해질녘의 경관은
시인이 이야기 한대로 한송이 꽃의 내부일겁니다.
시인이 이야기한대로
해질녘은 따뜻하게 구워지고
발갛게 부어오른 꽃잎 같아야 할텐데
요즘의 저녁은
너무 구워지고 너무 달아올라 있습니다
해질녘이 아니라 해 지고 난 깜깜한 밤까지
뜨거우니 꽃들은 온통 시들어 버릴듯합니다
어서 시원한 빗줄기 쏟아지게
기우제라도 지내야겠네요.
뜨거운 여름밤
건강하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