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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13. 2021

용버들 유감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뜬금없이 용버들 나무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버드나무는 들어봤어도 용버들 나무는 생소합니다.
들었어도 몰랐을 테고, 아마 보았어도 기억도 안나는 나무였을 겁니다.
찾아보니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합니다만, 식재로 그리 자주 심지도 않는 수종이었나 봅니다.

그 용버들 나무가 토지보상의 목적으로 사용 됐다 하여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토지보상이 될만한 곳에 미리 나무를 빽빽이 심어놓고 나무 숫자대로 보상받는다는 이야기야 예전부터 들렸지만, 나무 심을 땅 한 뼘 없고, 내 몸 누일 방 한 칸 없는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 이야기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나라의 토지개발과 주택공급을 관리한다는 공사의 직원들이  사내 정보를 이용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뉴스를 들으니, 다시 한번 자괴감이 드는 요즘입니다.
더구나 그들이 토지보상용으로 최적의 나무로 선정한 것이 바로 이 용버들 나무라 하니 그 회사 사람들은 최적의 개발지를 찾는 게 아니라 최적의 토지보상용 수종을 개발해주신 그 옛날 유행하던 '창조경제'의 후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왕 보상받을 수종을 심는다면, 과일이나 따 먹을 수 있게  감나무나 심던지, 목재로나 쓸 수 있게 아름드리나무나 심었으면 세상에 도움이나 됐을 텐데 말이죠.

이러다가 쓸모없던 용버들 나무의 몸값만 또 올라가는 거 아닐까 모르겠네요. 올라도 나한테는 별 문제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세상의 공정과 정의가, 낮고 어두운 곳까지 골고루 펼쳐질 그 날을 기대해 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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