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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7. 2021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꽃지는 저녁 -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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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이 있는 토요일입니다.
창문 너머 흐릿한 하늘 아래로 작은 언덕에 벚꽃이 피어납니다.
회색빛 세상사이로 연분홍 꽃들이 반갑습니다.
아직은 어린 꽃들이 고개를 내민 나무들이지만, 흐드러진 벚꽃보다 더 반갑습니다.

그렇게 계절은 옵니다
그렇게 봄은 옵니다
그 꽃을 따라 그리움도 옵니다
아직 꽃이 채 피기도 전에
꽃지는 저녁을 그리는 것이 성급함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벚꽃잎 흐드러진,
그렇게 벚꽃잎 바람에 날리는,
그렇게 그 지는 꽃잎 가득
당신 모습 담기는,
그런 봄날입니다
그런 그리움 불어오는 봄날입니다
그런 봄비 내리는 봄날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 싱그런 봄기운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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