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Mar 29. 2021

삼월삼짇날 - 유안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돌아오기 위해서는
떠났어야 했으리라
이 하루를 위하여는
기인 이별이 있어야 했으리라

작년 간 꽃제비는
낡은 옛집 아니 잊어
돌아와 손질하여
새 집처럼 꾸미는데

그리운 손님이여
이 날도 다아 기울어가는데
어디까지 왔니?
당당 멀었니?

삼월삼짇날 - 유안진
==========================
그렇게 봄은 손님으로 옵니다
그렇게 봄은 그리움으로 기다려집니다
꽃제비도 돌아오고
꽃소식도 오면은
마음은 괜스레 두근거립니다
마음은 괜스레 부산해집니다
올 손님은 없어도
맞이할 그리움은 없어도
봄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봅니다
해는 저물어도
당당 멀지만 그의 발자국 소리가
어슴프레 들리는 듯 한 봄날입니다.

유안진 님의 '삼월 삼짇날'을 써보면서 '당당 멀다'라는 단어가 새롭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당당'이란 단어는 ‘멀다’와 함께 쓰여,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전남 지방의 방언이라 합니다. 참 재미있는 표현이네요

봄날의 소식과 함께 새로 알게 된 단어 한마디 마음에 담아보는 봄날입니다.
황사 먼지 소식에 마음은 찌푸려지지만, 그래도 봄입니다. 그 먼지 사이로 피어나는 봄날의 꽃을 기다려보면서,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봄날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꽃 지는 저녁 - 정호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