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노모를 모시고 차로 가까운 드라이브 길을 올랐습니다. 나고 자란 인왕산 자락이 세월이 흘러 새롭습니다. 서슬 퍼렇던 시절엔 민간인이 다니기 힘들어 모르고 지나고, 세월이 흘러서야 이렇게 가까이 지나가 봅니다.
서울 한 복판의 자연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산에는 목련이 흐드러지고, 진달래 개나리가 한창입니다. 어느 구석에선 벚꽃도 가득입니다. 회색이던 겨울산은 그렇게 봄의 색이 입혀집니다. 노랑 개나리, 분홍 진달래, 흰색 목련이 산을 흔듭니다. 이 꽃이 지면 아마 초록이 온 산을 덮겠지요.
이 봄에, 그 바람에, 산에 가득한 진달래꽃을 보고 있노라니 소월의 '진달래꽃'이 절로 흥얼거려집니다. 시로 읽어도 좋고 노래로 불러도 좋습니다. 이 봄은 역시 소월의 계절이니 말이지요.
님은 떠나 슬퍼도 그 님은 다시 오지 않아도 그저 이렇게 흐드러진 진달래꽃에 슬픔도 설움도 잠시 쉽니다. 꽃바람 부는 봄날이니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 꽃비 내리고 꽃바람 부는 봄날의 따스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