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Apr 02. 2021

4.3의 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4.3 희생을 기리는 글씨의 릴레이를 부탁받았습니다.
글을 쓰다가 문득 내가 제주의 4.3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궁금했습니다.
그 통제의 시절, 그 주입의 시절을 살아오며 각인되어온 나의 상식이 세월이 흘러 다시 열어볼 때 부끄러운 낙서로 기억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4.3의 이야기들을 이리저리 찾아 읽었습니다.
내가 어렴풋이 알던 그 사실보다 더 많은 , 더 깊은, 더 가슴 아픈 역사들이 쓰여있습니다.
물론 이 역사적 기록 또한 기록자의 정치적 성향이나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있곤 합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으로도 그 시절의 무고한 제주 시민들의 피해와 아픔을 희석시킬 순 없을 듯합니다.

어느 사람이건, 어느 상황이건 내력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모습이 한편으론 이해가 되곤 합니다.
우리 누구나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정서적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누구 하나의 모습을 함부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번에 4.3의 이야기를 찾아보다가 지금의 제주 정서에 영향을 미쳤을만한 여러 가지 역사적 사건들을 다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전혀 모르던 충격적인 사건도 있었고,
또 내가 잘못 알고 있던 사실도 있더군요.
세상엔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사실이 훨씬 많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4.3의 봄을 기원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순진한 마음과,
정치와 종교 안에서의 사람의 다른 모습과,
그 모든 것이 사람에서 기인하다는 오묘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봄날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만우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