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 산에 올랐습니다. 어느새 회색은 초록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봄이라 알리던 목련이며 진달래며 벚꽃들도 어느새 초록 잎을 내밀어댑니다. 채 꽃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전에 그렇게 꽃은 집니다. 그렇게 잎은 핍니다.
목련꽃들은 미처 그 화려함을 보기도 전에 후드득 떨어져 있습니다. 목련은 그렇게 후회하는 사랑인가 봅니다. 꽃 피었다 반가워하다가도 채 그 사랑을 이야기하기도 전에 목련은 후드득 떨어집니다. 그러기에 목련 앞에선 매양 후회가 아쉬움이 미처 전하지 못 한 사랑이 아픕니다.
세상은 그런 건가 봅니다. 꽃은 보기도 전에 지고, 사랑은 채 이야기하기도 전에 떠나가고, 마음은 알기 전에 돌아섭니다. 떨어진 목련에 아쉬워말고 피어오르는 초록을 반겨볼까요 불어오는 바람을 맞아볼까요. 내년에 다시 올 목련을 기다리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