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 김경근

남풍 불던 그곳 빛 고을
견줄 곳 없는 무등의 줄기 따라 너른 들 그곳에
빛 좋은 오월 그날에
우르릉 쾅쾅 천둥이 울고
번쩍번쩍 날카로운 벼락이 쳐서
다시 올 봄을 외치던 여린 꽃잎 떨어지고
초록 들판 달리던 작은 풀잎 스러져
붉은 땅 황토엔 핏빛 눈물이 스며
어흐라 대한이여
어흐라 민주여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잎 붉은 눈물 뜨거운 가슴
둥근달 그리는 망월 벌판에서
살아 남아 불러보는 그대들 이름
여태껏 멈추지 못할 통한의 눈물이
여태껏 밝히지 못한 회한의 그 날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부끄러운 심장을 적시고 울려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아직도 그 날처럼 천둥 번개 울고 치는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붉은 꽃 피고 지는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


계절은 그리 가고 옵니다.
부르지 않아도
보내지 않아도
세월은
계절은
그 날은
그렇게 다시 옵니다.

어느 세상 어느 하늘 아래
그런 날이 있을까 싶지만
사십해를 넘기고도 또 몇 해
어김없이 그 날은 다시 옵니다.

꽃들은 피고 지고
세월은 가도
남아있는 죄스러움이
오늘의 부끄러움이
여전히
뻐근한 가슴에 붉은 멍으로
가시질 않습니다.

세상의 민주를 기원합니다
세상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세상 모든 낮은 곳에
희망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이전 16화자네 거기 왔는가 - 김경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