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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07. 2021

진실이라는 거울 - 이기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진실이라는 거울 -

우린 진실이라는 커다란 거울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을 각자 유리한 입장에서 바라본 뒤 '내가 진실을 알고 있어'라고 힘주어 말하곤 한다. 깨지기 전 온전한 상태의 거울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면서 말이다.


이기주 수필 중 진실이라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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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다 보면 곳곳에서 진실 공방이 벌어집니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네, 알고 보니 그게 그랬네, 그런데 반전이네.. 하며 말이죠.

가슴 아픈 사연의 뒤에 가면을 쓴 반전도 있고, 진실은 감춰진 채 억울하게 속상한 사연도 많습니다.

우리는 뉴스를 보며 진실이 밝혀지길 원하고 분노하지만 세상사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작가는 이리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진실이라는 거울에서 깨져 나온 조각만을 보고 '내가 다 알고 있어'라고 한다지요. 정작 깨지기 전의 온전한 진실의 모습을 보지도 못한 채 말이지요.


진실은 그렇게 각자의 가슴에 박혀있나 봅니다. 꺼내어 보일 수도 없고, 때론 꺼내기 부끄럽기도 하기에, 진실은 그렇게 내 가슴의 저 깊은 곳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이의 진실은 알 수 없어요. 그저 미루어 짐작하고, 그러려니 생각할 뿐이지요. 함부로 그게 진실이다라며 다른 이의 삶을 논할 수도 없습니다.


진실의 거울은 오로지 내 눈에만 보입니다. 오로지 내 가슴은 나만이 볼 수 있습니다. 그저 내 진실의 거울을 내가 들여다보며, 그 진실을 기억해야 할 뿐입니다.


그 거울 앞에서,

스스로 바라보고,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뿌듯해하며,

스스로 겸손해져야 함은 내 삶의 몫일 겁니다.


그 어느 날, 내 가슴의 거울의 깨진 조각이 누구의 손에 쥐어졌을 때, 온전한 거울의 모습이 읽힐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속 진실의 거울이 맑게 빛나길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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