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못 쓰다 보니 병실에 거의 종일 누워있습니다. 허리가 아플 땐 잠시 앉아있기도 하지만 어딜 움직이는 일은 아직 엄두도 못 냅니다. 입원한 참에 도전하자며 일전에 포스트 올린 십여 년을 다 읽지 못한 책 '단테의 신곡'을 가져왔는데, 역시 딱 좋습니다. 누운 침대와 단테의 신곡은 숙면을 불러오는데 최고의 조합입니다. 불면증 있으신 분께 강추입니다.
누워있는 몸이 답답해져 이런저런 시를 찾아보다가 눈에 확 들어오는 시를 발견했습니다. 한 줄짜리 짧은 시입니다.
아파도 눕지 못하는 삶이 있다
가로수 - 김정수
그러게요, 가로수는 아파도 눕지 못합니다.
누울 수 있다는 건 호사입니다. 절묘한 인용과 삶의 비유가 재치 있어 한 글자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