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는다는 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요 며칠 분주한 일이 생겼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다리가 조금씩 나아지니 그동안 밀린 일들을 조금씩 들여다보게 됩니다.
아직은 온전치 않은 다리수술 부위이기에 조심스레 움직이곤 있지만, 그래도 천천히라도 움직이니 할 일은 지천입니다.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써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통상은 글감이 생각나면 바로바로 메모를 하곤 했는데, 오늘따라 손에 잡힌 일부터 먼저 하고 적어놓자 했던 게 시간이 흐르니 도통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생각이 날듯 말 듯 하다가는 또 다른 일을 하게 되고, 그러다 또 생각하다 다른 일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시간까지 왔습니다.
오늘의 기억은 망亡했습니다
마음을 잃어서 잊을 망忘입니다.
그렇게 깜빡 깜박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긴 합니다만, 이렇게 까맣게 생각이 안 날 땐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잊을 망忘을 그려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이러다 어느 하늘 좋은 날 생각이 나겠지요.
이러다 어느 바람 좋은 날 기억이 나겠지요.
어느 햇살 좋은 날,
문득 기억이 나서,
무심히 이야기 건넬 수 있는 그런 날 있겠지요.
우리가 서로 잊지 않는다면 말이죠.
세상 모든 이들의 아름다운 기억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