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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23. 2021

눈물 - 김현승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 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김현승 - 눈물

----------------

세상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세상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며칠 동안 마음 한 구석이 뻐근합니다.


그 모든 세상의 이야기를,

그 모든 세상의 삶을,

그 모든 세상의 유한함을,

묵묵히 담고 있는

시릴 듯 파란 가을 하늘을

가늘게 뜨고 올려 보는 눈 끝이 시큰합니다.


그 가을의 아침,

가을과 눈물과 기도의 시인 김현승 님의 '눈물'을 읽으며 덜컥, 겨우 버티던 묵직함이 무너집니다.


웃음을 만드신 후에

눈물을 지어주심은,

더러는 옥토에 떨어진 작은 생명이 되어

꽃이 시들고 열매를 맺게 하시는 이유인가요.


나의 가장 나중 지닌 그 하나도

더욱 값진 것으로 하심일까요.

아픔이 눈물이 되고

그 눈물은 다시금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 됩니다.


따스한 차 한 잔을 들고, 뻐근해진 가슴 한 구석을 데워보는 가을 아침입니다.

모든 이들의 마음에 따스함이, 세상 모든 곳엔 평화가 온전히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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