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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Oct 25. 2021

문질빈빈의 마음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문질빈빈 文質彬彬 이란 단어가 있습니다.


논어에서 공자가 한 이야기입니다.

 ‘내면적인 질박(質朴)함이 외면적인 문채(文彩)를 이기면 촌스럽고, 외면적인 문채가 내면적인 질박함을 이기면 겉만 화려한 것이니 문채와 질박함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뒤에야 군자(君子)이다'

문(文)은 형식이나 외양적인 것, 질(質)은 내용이나 본바탕을 의미한다 합니다.

그리하여 글의 내용과 형식이 모두 적당하여 균형 있고 조화로운 상태를 문질빈빈이라 하지요.


어쩌면 이 단어는 글을 쓰는 나의  마음에 깊게 새겨두어야 할 경구가 아닐까 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꾸 수식어가 늘어갈 때도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말보다 번지르한 형용사가 더 많아짐을 느낍니다. 깎아내고 잘라내어야 할 겉멋의 두께가 너무 두꺼워 버거울 때도 있습니다.

때론, 심심할 때도 있습니다. 하고자 하는 말은 다 했는데 허전합니다. 담백의 차원을 넘어 무미합니다. 그런 글이 쓰일 때도 있습니다.

이 두 과정을 어찌 잘 버무려야 할까 가 여전히 글을 쓰며 고민되는 졸필의 마음이 부끄럽습니다.


글만 그러할까요.

살아가는 모습도 그러할 겁니다.


화려한 옷과 치장을 해도 비어있는 마음은 가리지 못합니다. 내면의 채워짐이 없이는 겉모습의 화려함은 빛을 내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고결하고 곧은 마음도 정갈한 예절을 갖추지 않은 투박함으로는 표현코자 하는 뜻이 항상 제대로 전달되기는 어렵습니다.


문질빈빈 文質彬彬

천년의 세월을 지내 온 진리가 여전히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모습으로 표현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빛 좋은 가을날,

따스한 햇볕에 마음을 비추어, 몸과 마음과 안과 밖을 부지런히 닦고 다스려야 할까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반짝이는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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