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Nov 02. 2021

할로윈이거나 핼러윈이거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할로윈데이에 북적이는 이태원 거리 뉴스를 봅니다. 언제부터였던가 우리나라에도 할로윈을 즐기는 인파들이 많아졌습니다.

외국어 학원강사들이 영어 유치원에서 외국문화 체험으로 알려주기 시작한 놀이가 어느새 이렇게 우리나라에도 유행이 되었다 합니다.

유치원에선 정기행사가 되고, 때론 과도한 코스튬 경쟁으로 불편해하는 부모의 이야기도 나오곤 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행사도 아니고,

우리나라 귀신놀이도 아닌데,

한국의 명절도 많은데,  너무 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요.

그런데 식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이 문화가 이렇게 붐을 이룬 건 또 다른 요인도 있겠더라고요.


사실 한국의 명절 문화는 할로윈과 사뭇 다릅니다. 한국의 명절은 모이면 조상에 대한 차례를 지냅니다. 친척까지 모이니 집안에 일이 많아집니다.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피곤하고 불편한 일이 많은 게 우리들 명절의 실상이기도 하죠.

특히 아이들이나 청춘들에겐 명절은 가능한 피하고 싶은 잔소리 폭격의 날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할로윈은 재미있는 노는 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생겼건 말았건, 청춘들끼리 할 수 있는, 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꼰대들의 잔소리가 없는 축제의 날이고 장소일 거란 생각도 합니다.

우리도 그런 날이 있다 하겠지요.

단오나 대보름 놀이가, 강강술래가 있다 하겠지요.

그런데 그 놀이가 지금도 모두에게 재미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추억을 가진 어른들이나, 일부 계층만의 놀이가 되진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징어 게임이 그렇듯, 한류가 그렇듯, 굳이 우리 문화를 배워야 한다, 아껴야 한다 주입을 하지 않아도, 재미있으면 누구나 합니다. 즐거우면 어느 곳에서든 합니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의 원리일 겁니다.

새로운 문화의 흐름이지요.

이젠 우리의 처녀귀신이나 달걀귀신들도 쑥스러워하지 말고, 좀비 같은 서양 귀신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는 게 아닐지,

코로나 시국을 이겨낸, 할로윈을 즐기는 코스프레 인파를 보며 생각해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즐거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부르기 편한 #할로윈데이

표준어는 #핼러윈데이

원어로는 #halloween

#사노라면 #사는이야기 #손글씨 #캘리그라피 #손그림 #감성에세이 #시  #수묵일러스트 #묵상 #묵상캘리 #김경근

매거진의 이전글 기록 - 살아온 흔적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