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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03. 2021

감나무 - 이재무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 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 놓고

주인은 삼십 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 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보는 것이다


감나무 - 이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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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한창입니다.

시장마다 가게마다 과일 파는 곳에 감이 탐스럽습니다.

반을 쭉 갈라 크게 한 입 베어 무는 연시에서는,

그렇게 그리움의 붉은 눈물이 그렁댑니다


삼십 년을 자라고,

빈 집 지킨 지 15년,

그것만으로도 감나무의 나이는 45년 세월입니다.

그 세월에 소식도 궁금하고

그 시절에 안부도 그립습니다.

그러기에 해마다 붉은 눈물 그렁이다가

봄이 오면 또 슬며시

담장 너머로 새순을 밀어 본다 합니다

궁금한 소식 들으려,

그리운 안부 맞으려 말입니다.


그렇게 또 한 해를 보냅니다

그렇게 또 새해를 기다립니다

어느 먼 하늘 아래에서

당신도 감 한 입 크게 베어 물기를,

그 입안 가득 나의 안부가

나의 그리움이

당신의 가슴으로 짙게 전해지기를,

당신의 눈가에도 파란 그리움 그렁이기를,

감 한송이 따들고 생각해 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애틋함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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