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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16. 2021

모란 동백 - 이제하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 산에 뻐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 아가씨

꿈속에 찾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 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녘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 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덧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 벌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한 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이제하 - 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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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그려보고 난 후, 눈에 들어온 시입니다


이제하 시인이 직접 작사, 작곡, 노래한 것으로 유명한 '모란. 동백'입니다.

원제는 '김영랑, 조두남, 모란, 동백'이라 합니다.


이 노래는 1998년 시인이 회갑 나이가 되었을 때, 기념으로 낸 시집 <빈 들판>의 부록으로 발매된 음반에 수록된 곡인데 뒤에 가수 조영남이 리메이크할 때 '모란 동백'으로 곡의 이름이 바뀌었다죠.


존경하고 좋아하는 김영랑 시인과

조두남 작곡가를 기념해 오마주의 뜻을 담아 이 시를 지었다 합니다.


이제하 시인은 소설가, 시인 겸 화가인데 이 노래를 작사 작곡에 노래까지 직접 부르기도 했으니 가히 '전방위 예술가'로 불림이 손색이 없습니다.


모란 한 송이를 얹어보며,

한 분야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나의 마음이 머무르는 곳에서,

나의 생각이 고이는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창작을 해 나가는

그 다양성 유연함을 마음에 담아 봅니다.


종이 앞에 게으른 붓질이 부끄러워집니다.

뭉툭해진 붓 끝을 다듬어보며 마음도 같이 닦아내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반짝이는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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